新 경제발전 5개년 계획 수립의 핵심은 ‘현장’…北 “탁상공론 말라”

주요 간부, 각 기업소 실태 파악中...소식통 “8차 당 대회 때 ‘노동자 중심’ 방안 내놓을 듯”

지난 8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6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김 위원장은 이 회의에서 국가경제 미진 상황을 인정하고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당국이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를 앞두고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서 제시할 목표와 정치적 슬로건 설정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재 주요 간부들이 직접 각급 기업소의 공정지표를 확인하고 실제 생산량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양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내각과 중앙 전문기관 일군(일꾼)들이 공장들에 나가 앞으로 제시할 목표 및 계획들을 검토 중”이라며 “연합기업소, 공장 등 주요 단위들마다 5~7명으로 이뤄진 료해 구루빠(그룹)가 10일씩 있다 가곤 한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국가경제 목표의 미진을 인정하고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각 기업소별 현재의 생산 능력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당에서 80일 전투를 시작하면서 일군들에게 탁상공론하지 말고 현장 로동(노동)계급의 목소리를 듣고 그에 의거해 당 정책에 반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사실상 중앙 간부들도 현장에서 80일 전투를 함께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다만 80일 전투가 총력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 총화 결과 당의 목표만큼 실제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현재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전투를 한다고는 하는데 당의 뜻처럼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의 목표와 실제 생산 사이의 괴리가 큰 것을 당 간부들이 확인하면서 내년 8차 당대회에서 기업소와 노동자의 역할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사실상, 국가가 인민경제 활성화에 실패한 상황에서 하부단위의 각 기업소와 개별 노동자들에게 목표 달성의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공장의 주인은 노동계급이고 당은 대안의 사업체계를 적극 도입하자는 입장”이라며 “다시 말해서 우(위)가 아래를 도와주고 현장에 직접 내려가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 함께 노동계급은 사회주의 혁명의 주력군이라는 사상적 강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경이 봉쇄되면서 밀수가 금지되고 현재 북한 시장에서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주민들의 경제적 불만이 팽배하자 북한 당국은 군사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결속을 위한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고위 소식통은 “8차 당대회 전후로 미국이든 남조선(한국)이든 외적을 긴장케 하는 군사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며 “당대회 전에 실제 행동을 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당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자위적 국방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천명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