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남북·북미대화 비관할 단계 아냐…성공 가능성 기대”

신년기자회견서 남북·북미관계 낙관적 전망 밝혀…"北, 여전히 대화의 문 닫지 않았다"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요청하는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사진=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지금 남북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 모두 낙관할 수도 없지만 비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남북 및 북미관계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2020 신년기자회견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및 남북관계의 교착 상황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 계기에 친서를 보낸 것과 관련, “아주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며 “그 생일을 계기로 도발적 행위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염려도 있었는데,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대화 의지를 여전히 강조한 것은 대단히 좋은 아이디어였고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내정치 상황과 이란 문제 등 여러 복잡한 상황에서도 김 위원장에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은 여전히 북한을 중요한 외교상대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도 그 친서를 수령했고 또 그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내놨다. 두 정상 간의 친분관계도 다시 한 번 더 강조를 했다”면서 “북한의 요구가 수긍돼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했다”고 평했다.

요구조건이 관철돼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건 것은 북한의 종전 주장과 달라진 바 없는 것이며, 이는 한편으로 북한이 여전히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뜻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북미 간 대화가 활발한 상태는 아니지만 여전히 대화를 이뤄가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양 정상 간 신뢰는 계속되고 있고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긍정적”이라며 “아직은 북미대화의 성공 가능성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싶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화가 단절된 것은 아니지만 대화는 여전히 진전되지 못하고 있고 교착상태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대화의 교착이 오래된다는 것은 결국 상황을 후퇴시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래서 북미가 최대한 빨리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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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편,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해 “지금 북미관계 대화의 교착상태와 맞물리면서 남북관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화를 통해 협력을 늘려나가려는 노력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충분히 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면서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 증진을 위한 현실적인 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물론 국제제재의 한계라는 게 있기 때문에 남북이 할 수 있는 협력에 있어서 여러 제한이 있는 게 사실이나, 제한된 범위 내에서도 남북 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서 ▲접경지역에서의 협력 ▲개별관광 ▲남북 간 스포츠 교류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위한 협력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메시지를 잘 보더라도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남북협력을 위한 남북대화를 거부하는 메시지는 전혀 없는 상태”라면서 “지금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들어갔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되살리고 한편으로는 남북 간에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협력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남북관계는 우리의 문제기 때문에 우리가 주체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면서 “남북관계에 있어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협력 관계를 넓혀나간다면 그 역시 북미 간의 대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 대북제재 일부 면제나 예외조치를 인정하는 것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미국과 협의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이나 미사일 방어체계 등에 대해 재검토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한미동맹은 어느 때보다 공고하고,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한미 간에는 이견이 전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