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안원, 술취한 주민 집단구타 사망”

지난 2월초 북한 신의주의 한 보안서 보안원(경찰)이 술에 취한 주민을 구타해 사망에 이르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의주 내부 소식통은 2일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음력설 기간 신의주 시(市)보안서 교통보안원 2명이 술에 취한 주민 1명을 집단 구타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분노한 가족과 친지들이 중앙당에 신소(고발) 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현재 사망자의 가족과 친지들, 그와 알고 지내던 친구들은 ‘보안서 보안원들을 당장 잡아다 별(계급장)을 떼고, 잡아 죽이겠다’고 하고 있다”며, “갈수록 주민들이 권력 기관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원망과 분노만 커져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렇게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것에 대해 소식통은 “요즘은 장마당에서도 상인들과 단속원 사이에 쉽게 욕설이 오가고 멱살잡이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제는 ‘깡다구’만 남아서 예전처럼 단속원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의주 내부 소식통과의 전화통화 전문]

-보안원의 주민 구타 살인 사건이 언제 일어났나?

“사건은 지난 2월 초 신의주 보안서 소속 역전동 교통지휘대에서 발생했습니다. 보안원 2명이 밤 10쯤 교통 순찰을 하던 중 40대 후반의 한 주민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것을 발견하고 교통보안서 사무실로 연행했다.”

-그 주민은 어떻게 사망에까지 이르게 됐나?

“보안서로 연행된 주민이 술에 취해 인사불성인 상태로 보안원들을 향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고, 이에 화가 난 보안원들이 ‘조용히 하라’며 집단 구타를 시작했다고 한다. 주민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이에 대해 보안원들은 ‘공무집행방해죄’와 ‘체제비난’ 죄목으로 가족에게 통보했다고 한다.”

– 구타로 인한 사망이 확실한가?

“그 사건이 일어났던 날 보안서에 함께 있던 목격자를 통해 (가족들이)전해 들었다. 그래서 가족들은 ‘이것은 공권력의 과잉진압 때문에 숨진 고의 치사죄’라며 도(道)보안서에 신소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도 보안서에서도 기관원들을 감싸느라 신소처리를 질질 끌자, 이에 화가 난 가족들은 ‘이렇게 해도 안 되면 중앙당 신소과에 통보하겠다’ 거세게 반발하는 중이다.”

-사고가 생기면 경찰 기관이 아니라 ‘당(黨)’에 신소를 하나?

“원래 주민들 간의 간단한 분쟁은 일반 보안서에 신소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한 분쟁이 생기면 노동당 중앙위원회 신소과에 제기해야 신속한 처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법원보다 노동당을 먼저 찾게 된다.”

-현재 가족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현재 사망자의 가족과 친지들, 그와 알고 지내던 친구들은 ‘보안서 보안원들을 당장 잡아다 별을 떼고, 잡아 죽이겠다’며, 이번에는 그 보안서 보안원들을 꼭 잡아넣겠다고 하고 있다. 갈수록 주민들이 권력 기관 사람들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원망과 분노만 커져가고 있는 것 같다.”

– 이와 유사한 다른 사건은 없었나?

“1월말쯤 용천군 보안서에서도 이와 유사한 치사사건이 발생했다. 용천군 보안서 계호원(간수) 1명이 범죄인이 구류장 안에서 말을 했다고 불러다 기합을 주려 했다. 그러나 범죄인들이 눈을 흘기며 잘 응하지 않자 구류장 안에서 빼내 집단 구타를 했다고 한다. 허약한 상태로 병에 걸려있던 범죄인들은 그 자리에서 당장 숨졌다.

특히, 사망한 사람의 가족들이 몰려와 항의를 하자 그 계호원은 ‘죄수는 공민권을 박탈당한 이상 사람이 아니다. 공화국법을 어긴 놈은 공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야비한 말을 퍼부어 가족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 과거에 비해 공권력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요즘은 장마당에서도 상인들과 단속원 사이에 쉽게 욕설이 오가고 멱살잡이를 하는 경우도 흔하다. 예전에 비해서 주민들이 단속원들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깡다구’만 남았다.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합당한 대응을 할 수 없는 주민들 사이에서 부조리한 북한 체제에 대한 원망이 점점 깊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