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돈주, 부의 상징 한국産 한복 3000달러에 구입”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12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당 5650원에, 신의주에서는 5800원에, 혜산은 6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달러는 1달러 당 평양 8,250원, 신의주 8200원, 혜산은 8,36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2200원, 신의주 2250원, 혜산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5000원, 신의주 15000원, 혜산 155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10000원, 혜산에서는 950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900원, 신의주 6000원, 혜산은 6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동향’이었습니다.

1. 네 지금까지 북한 장마당 물가에 대해 들었는데요, 최근 북한 시장에서 한복이 불티나게 잘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에서의 한복 판매현황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해 주시죠.

한복 이야기가 나오니까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짓게됩니다. 한국에서는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나 남성들을 예식장에서, 그리고 설날에 볼 수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저도 북한에 있을 때 한복을 입는 날이 연 중 5번 이상 될 때도 있고 그 이하일 때도 있었는데요, 그만큼 북한 여성들은 국가적인 행사 때 한복을 입으라는 지시를 많이 받는답니다. 이런 현실이 장마당에서의 한복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 소식통이 장마당에서 한복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전한 것을 보면 최근에 한복을 입어야 하는 일이 있는 것인지요?

네 올해가 북한 노동당이 창건된 지 70돌이 되는 해이잖아요, 당연히 북한은 올해 10월 10일에 정치적으로 큰 행사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을 주민들은 벌써 내다본 것이지요. 북한 주민들은 행사 때마다 한복을 입어야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 대해 장사꾼들이 제때에 파악하고 아름답고 여성들의 호감을 살 수 있는 그런 한복들을 제작하거나 도매해가지고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매일이다시피 작업복을 입고 농촌동원이나 각종 동원에 참가해야 하는 여성들은 예쁘고 우아한 한복을 입는 것으로 지겨운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답니다. 정치적 행사에 동원되는 것도 짜증나는 일이지만 예쁘게 단장하려는 여성의 심리는 어쩔 수 없나봐요. 이런 날에는 많은 여성들이 예쁘게 단장하려고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하거든요

3. 최근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 등이 오르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경제 사정이 좀 어려워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이런 실정에서도 여성들은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한복을 구매해야 된다고 봐야 하는가요?

딱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한복이 아니더라도 스커트를 입어도 되기 때문에 굳이 한복을 구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한반도 여성들은 한복이 몸에 맞는다는 말은 북한 여성들이 다 하는 말이기도 한데요, 정말로 한복을 입으면 예쁘다는 것이 대부분 여성들의 말입니다. 그리고 한복을 한 번 구입하면 다음해 또 그 다음해에도 계속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한복을 구입하려고 하죠. 그런데다가 올해가 당 창건 70돌이 되는 10월 10일을 맞아 행사가 크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여성들을 한복구매에 나서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4. 한국에서 한복을 사려면 보통 가격은 20만 원 정도의 가격을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보다 더 비싼 가격의 한복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 정도의 가격으로 구매하는데 북한 장마당에서의 한복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네, 현재 북한 대부분 시장에서의 한복 한 벌의 가격은 종류나 질에 있어서 다양한 가격을 매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선 북한 비로도천으로 만든 비로도 한복의 가격은 북한 돈 25만원에서 질이 떨어지는 것은 12만원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처녀들이 즐겨 입는 대학생 저고리는 55만원에서 60만원을 한다고 합니다. 대학생 저고리는 대학생이 아닌 일반인들도 일상적으로 입을 수 있는 것으로 구매자가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 여성들 중에서도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다고 하는 중국산 한복이 있는데요, 가격이 얼마인지 아세요?

4-1 글쎄요? 말씀 도중에 질문을 주신 것으로 봐서는 아주 비싼 가격에 팔릴 것 같은데요?

네 지금 예상하고 있는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지만 현재 북한 시장에서 팔리는 중국산 한복의 가격은 150만 원 정도로 일반 비로도 한복을 10개 정도를 살 수 있는 금액에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꽤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산 한복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현상을 두고 북한 여성들의 문화적인 수준이 높아졌거나 생활수준이 많이 향상됐다고 보는데요. 소식통도 북한 여성들의 문화생활 수준이 이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고 전했습니다.

5. 북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복들은 어떤 절차를 통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우선 한복의 종류에 따라 도매지가 다를 수 있는데요, 비로도 한복은 평성시장에서 도매해온다고 합니다. 평성시장에서 팔리는 비로도 한복의 가격은 비싼 것은 20만 원, 싼 것은 8만 원에 팔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학생저고리는 대부분 지역들에서 만들어서 판매가 되기 때문에 가격의 차이는 크게 없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그리고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는 중국산 한복은 국경지역에서 가격이 싸고 내륙지역으로 가면서 더 비싸게 팔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북한 전역에서 어머님저고리로 불리는 저고리는 대학생 저고리보다 가격이 더 비싼 65만 원에 팔린다고 합니다.

6. 어머님저고리가 뭐에요, 혹시 북한 김정일의 어머니가 입었던 저고리인가요?

와~역시 정확히 보셨습니다. 김정일의 어머니인 김정숙이 입었던 것으로 북한 전역에서는 어머님저고리라고 통하는데요, 과거 항일운동시기에 신파에서 지하활동을 하던 김정숙이 입었던 저고리로 상의는 진한 붉은 색이고 치마는 검정색입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2000년대 초반에 이 저고리가 많이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학교들에서는 여성교사들에게 단체로 이 저고리를 입으라고 지시해 교사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었는데요, 제 친구가 교사였는데 그 친구는 화려한 색상을 좋아해서 중국산 저고리를 입으려고 했는데 학교 당위원회에서 어머님 저고리를 입으라고 강제적으로 내리먹이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사서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북한에 살 때에도 저의 주변에서도 어머님 저고리를 입으면 충성심이 높은 것으로 생각하는 일부 여성들이 있었거든요, 실제로 북한 영상물을 살펴보면 김정은의 할머니 김정숙이 입었던 그 저고리를 입은 여성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말입니다. 그만큼 북한이 김씨 일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7. 아, 언젠가 리설주도 그런 한복을 입고 행사에 나왔던 것 같은데요, 북한 여성들은 행사가 있을 때면 무조건 한복차림을 해야 하는가요?

네, 맞아요, 2012년 리설주가 출산을 한 직후인가 그 저고리를 입고 나온 적이 있는데요, 아마도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부인이 어머님 저고리로 불리는 김정숙 저고리를 입었기 때문에 다른 여성들도 즐겨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말입니다. 북한 여성들은 일반 행사나 국가적인 행사 때마다 한복을 입어야 하는데요, 무조건 한복을 입어야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될수록 한복차림을 하라고 강조합니다. 많은 여성들은 한복보다 스커트를 입었었는데 지금은 산골에서도 한복을 입는 여성들이 많다고 합니다.

8. 북한 여성들의 옷 문화가 많이 달라진 것을 두고 북한 주민들 속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오가고 한다는데 어떤 이야기들인지 궁금합니다.

네, 저도 소식통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을 했는데요, 김정은 부인인 리설주가 등장하면서 북한 전체 옷 문화가 이전에 비해 파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합니다. 라인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했던 여성들이 라인 강조를 원하고 한복도 단순하거나 아니면 문양도 모양도 별로 장려할 만한 것이 못 되는 옷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원수님 부인이 브로치를 단 옷 등을 즐겨 입고 짧은 스커트를 입고 등장하면서 여성들의 옷차림이 전반적으로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여성들은 리설주 동지가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다닌다는 것은 우리들이 화려한 옷차림을 해도 단속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라는 말들이 항간에서 흔히 들린다고 합니다. 또 리설주 동지 덕분에 우리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보일 수 있게 된 것 아니냐며 원수님 부인이 하는 옷차림을 일반 여성들이 한다고 단속을 한다는 것은 원수님 부인을 단속한다는 것으로 되기 때문에 북한 검열기관에서도 어쩌지 못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말입니다.

9. 북한 주민들이 즐겨 입는 한복에 한국산 한복을 입는 주민들도 있다는데 한국산 한복의 유통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네, 한국산 한복은 국경지역 뿐만 아니라 수도 평양에서도 버젓이 입고 다니는 주민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사사(私事)여행으로 중국을 방문했던 일부 여성들이 중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한복에 매혹되어 일부러 구매해 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국산 한복의 경우 3000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반 주민들은 엄두 내기도 힘든 가격입니다. 제가 중국 장춘에 얼마동안 있을 때 알고 지내던 조선족 여성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요, 평양시에서 사사여행을 나온 한 교사가 아내의 한복으로 한국산 한복을 사가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당시는 한국산 상품에는 상표를 다 떼고 들여가고 있는 형편이었음에도 그 주민은 한복을 사달라고 친척에게 부탁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평양에서는 잘 사는 계층들은 대부분 한국산 상품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집에 한국산이 하나도 없으면 잘사는 계층에 속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고 하더라구요.

10. 북한이 국경연선에 철조망을 설치한 것으로 밀수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중국산 한복 같은 것이 북한에 유입되는데 지장은 없는가요?

네, 아주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네요, 왜냐면 북한 국경지역에서 이뤄지는 밀수를 통해 꽤 많은 양의 식량과 부식물 과일은 물론 공업품도 있기 때문에 한복의 유통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고 보니 김정은식 통치방식은 주민들의 생계활동과 문화생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네요, 아마도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이 이런 불편을 감수하면서 생활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경지역에서 밀수작업이 불가능하거나 중단되는 경우 세관을 통해 조금씩 들여올 수도 있는데요, 물량이 적으면 해당 상품에 대한 구매자가 늘어날 것이고 구매자가 많다는 것은 상품가격상승을 초래할 수도 있잖아요, 결국 주민들의 고충만 더해가는 격이 되는 거죠.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