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李 여사 별세에 조전·조화 보내기로…김여정이 직접 전달

판문점 통일각서 남북 조우…남북관계 소강 국면 속 조문단 파견 부담 느낀듯

이희호
12일 광주 동구 광주YMCA 무진관에 마련된 고(故) 이희호 여사 시민분향소에서 한 추모객이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

북한이 고(故)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12일 조전과 조화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북측에서 조문단을 파견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판문점을 통해 조전과 조화만 보낼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는 이날 “이희호 여사 서거와 관련해 북측은 오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밝혔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김 위원장이 보내는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기 위해 ’6월 12일 17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귀측의 책임 있는 인사와 만날 것을 제의한다’며 ‘우리 측에서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인 김여정 동지가 나갈 것’이라고 알려왔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남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나갈 예정이다.

기대를 모았던 조문단 파견이 성사되지 않은 것을 두고서는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조문단을 보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북한은 4개월가량 남측의 교류 및 협력 사업 제의에 일절 반응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은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이 여사가 장례에 직접 참석해 조의를 표했던 만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을 대표로 보내 최대한 예를 갖추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이 여사 장례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전날(11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부음을 전달했다.

한편, 북한은 2009년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이튿날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보내고, 조문단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이후 8월 21일 김기남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김양건 당시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은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방남해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등 일정을 소화하고 이틀 뒤인 23일 오후 북한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