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성서 ‘숙박검열’ 강화 분위기…개인 숙박업자 통제 나서나

북한 평양 화물 기차
북한 평양 화물 기차. /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당국이 불법 숙박업으로 돈벌이를 하는 주민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의 승인 없이 개인 자택을 숙박 시설로 활용해 돈을 버는 주민들이 많아지자 ‘숙박검열’의 빈도를 늘이면서 강하게 단속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2일 “최근 평성의 철도역과 버스주차장, 옥전시장 주변에서 숙박검열이 매일 같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유는 장사차 평성에 온 지방 사람들을 재우고 돈을 받는 개인 숙박업자들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안남도 중남부에 있는 평성시는 수도 평양으로 들어가는 주요 길목인 데다, 북한 최대 규모의 도매시장이 형성돼 있어 외지인들이 출입이 많은 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유동인구가 많은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시장 주변에서 개인 주택을 이용한 불법 숙박업이 성행하고 있다.

평성에는 평성여관, 덕성여관, 역전여관 등 3개의 국영여관이 있지만, 평성여관은 도당(道黨) 출장자들의 전용 여관으로 일반 주민들은 손님으로 받지 않고, 나머지 여관은 방이 부족해 많은 인원을 수용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설사 국영여관에서 묵는다고 하더라도 시루에 콩나물이 촘촘히 들어선 것처럼 한 방에 여러 사람이 모여 자야 하고 가격도 비싸,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숙박비가 저렴하고 잠자리도 편한 개인 숙박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국영여관은 어떤 방식으로든 신분 확인이 필요한데, 지방에서 평성으로 물건을 떼러 오는 주민 대부분은 신분증 없이 그냥 오는 경우가 많아 개인이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숙박소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에서는 이렇게 개인이 운영하는 숙박업소를 ‘대기 집’이라고 부르며, 하루 숙박비는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평성지역의 대기 집 하룻밤 숙박비는 북한 돈 2만 원(약 2.5달러)으로, 여기에는 식사까지도 포함된다.

소식통은 “평성역전과 버스주차장, 시장 주변의 주택가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 대부분이 대기 숙박을 하면서 먹고 산다”면서 “실제로 역전 주변에서는 저녁 6시만 되면 ‘대기 숙박하세요’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호객행위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당국이 별다른 설명 없이 대기 집이 발달한 교통중심지나 시장 주변의 주민 거주지를 대상으로 불시 숙박검열 빈도수를 크게 높여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불법적으로 대기 숙박을 하는 사람들은 국가에 정식 등록을 하지 않은 업자들이라, 세금도 내지 않는다”면서 “주민들은 정부(북한 당국)가 숙박검열을 세게 하는 것에 대해 ‘국가에 등록을 시키고 세금을 받으려니 개인 장사를 승인하는 꼴이 되고, 그렇다고 세금을 안 받으려니 배가 아파서 저러는 것’이라며 불평하고 있다”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