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백신 개발?…평양시 고위층은 “외국서 좀 구해달라”

핵심 세력도 자체 개발 기술 의구심 증폭...“기초 약품도 우리 것 누가 쓰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국 각지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을 철저히 막기 위한 사업들이 강도높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의학연구원 의학생물학연구소 사진을 공개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에 임박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평양시 고위층과 돈주(신흥부유층)들은 오히려 해외파견 간부들을 통해 외국 백신 성공 시 즉시 사들이려는 사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에 “최근 들어 안면 있는 해외 현지 파견 일군(일꾼)들에게 ‘외국에서 왁찐(백신)이 성공하면 값이 얼마이든 딸라(달러)로 줄 테니 즉시 구매해서 보내달라’고 부탁하는 돈주들과 고위 간부들이 느는 추세”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평양뿐 아니라 국경 지방에서도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에게 ‘왁찐이 나왔냐’는 문의가 많아졌다고 들었다”면서 “아무래도 이런 상품을 팔면 돈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부탁 전화를 돌리는 것 같다”고 덧붙여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핵심 세력이 외국산 코로나19 백신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주로 당국의 방역 기술에 대한 불신이 가장 먼저 꼽힌다.

즉, “언제 우리나라(북한)가 그렇게 도약했나? 초보적인 약품도 우리(북한) 약을 쓰는 사람이 없다” “왁찐 개발 거의 됐다는데 평백성은 속여도 우리는 안 속는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월에도 자체개발했다는 ‘진단키트’를 방역현장에 공급하면서 의료부문 자력갱생을 주장했지만 결국 현장 의사들에 의해 ‘모방품’으로 드러난 바 있다고 소식통은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방역에 관한 ‘갈지자’ 행보도 문제로 거론된다.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데 무엇이 그리 바빠서 있는 것 없는 것 몽땅 긁어모아 시급히 평양종합병원을 건설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또한, 갑작스러운 방역 강화에 ‘코로나 확산’이라는 의구심도 증폭되는 양상이다.

특히 여기서 북한의 핵심 인자들이 국가적인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오히려 ‘나만 잘살면 된다’는 식의 ‘이기주의’를 표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소식통은 현지 분위기에 대해 “당도, 국가도 개인을 책임져주지 않는 애매한 사회가 돼버린 현재 상황이 이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면서 “이제는 가정이 한 개 단위가 돼서 알아서 먹고 살고 앓지 말자는 게 시대어가 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18일 홈페이지 ‘미래’에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후보 왁찐을 연구 개발’이란 글을 게재, 자체 개발한 백신 후보 물질로 이달 초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세계 최고의 제약회사 3곳만 공식 승인을 받은 3상 임상시험을 ‘논의 중’이라고 주장했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당에서 왁찐까지도 우리의 기술, 힘, 지식으로 연구·개발하라는 내적 지시가 이미 있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책임하에 의학연구원과 국가과학원 등이 함께 4월부터 연구했는데 아직 실효성이 입증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