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택시 타고 먼 친척 방문하기도…귀성·귀경 전쟁은 없다

북한 추석 성묘
북한 평양시 해외동포애국자묘에서 북한 주민들이 추석 성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민족 대명절이라고 불리는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한국은 대체적으로 한 해 동안 정성스럽게 키워낸 곡식과 과일로 차례상을 마련하고 가족, 친지들과 즐겁게 명절을 지낸다.

북한 역시 추석을 ‘민속 명절’로 정해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러 가는 등 한국과 비슷한 풍경이다. 그렇지만 약간의 차이점도 있다. 북한 주민들의 추석 명절은 어떨까?

민족대이동?…귀성·귀경길 없는 북한의 추석

추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길게 늘어진 귀성·귀경 차량이다. 평소에 몇 배나 걸리는 시간을 걸려 고향에 도착해 가족을 만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북한에는 귀성·귀경 전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이 보통 주거지 위주로 배치되고 때문에 외지에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일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처럼 연휴로 쉬는 것이 아닌 당일에 하루만 쉬기 때문에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일 자체가 어렵다.

또한 최근에는 여행증 발급에 필요한 뇌물, 이동에 드는 경비 등을 고려하면 가족이 이동하기보다는 돈만 보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도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 북한 추석 新풍경…”돈만 보내는 주민 늘어”) 다만 집안 내에 자금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빠르게 오고 갈 수 있는 택시를 활용, 친척들이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복잡한 예법 없는 차례상 준비…송편, 밤단자 즐겨

보통 한국에서 차례상은 홍동백서(紅東白西, 제사상에 붉은 과일 동쪽에 흰 과일 서쪽에 놓는 일), 조율이시(棗栗梨枾,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서로 올리는 일)의 등의 복잡한 예법에 따라 차려진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특별한 상차림 방식이 없이 형편이 되는 한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하고 차례상에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의 차례상에는 구하기 힘든 소고기보다 돼지고기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올해는 가계의 사정 악화와 북한 당국의 ‘명절 문화 간소화’ 지침에 따라 명절을 단출하게 보내려는 주민들이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관련기사 : “추석 간소하게 보내려는 주민 늘어…차례상 대신 술만”)

북한도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송편을 빚어 먹는다. 주로 햇콩, 참깨, 밤, 대추를 소로 넣어 만들고 크기는 한국에 비해 배 이상 큰 것이 특징이다. 률단자라고도 불리는 밤단자는 찹쌀가루를 쪄서 계란처럼 둥글게 빚고 거기에 꿀에 절인 삶은 밤을 고물로 묻힌 음식이다.

북한도 추석 특선영화 있을까?… 조선중앙TV 오전부터 우상화 기록영화 방영

한국에서는 추석에 가족끼리 둘러앉아 추석 특선 영화를 보고는 모습이 일상적이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이런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조선중앙TV가 아침부터 김일성-김정일을 우상화 소개 영상을 방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동당을 찬양하는 영상도 방영해 북한의 추석 방송은 체제선전으로 가득하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이 제공하는 조선중앙TV 편성표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추석에 각각 총 6편, 2018년에는 2편이 방송됐다.

다만, 북한의 또 다른 텔레비전 채널인 만수대 통로(채널)를 통해 특선 외국 영상물을 방영할 가능성도 있다. 당초 만수대 통로는 1983년 만들어진 방송으로 평양시민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서방의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방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2018년 북한 당국은 일정 사용료를 지불한 주민들에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관련기사 : “650元으로 외국영화 시청” 北, 만수대통로 설치 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