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워킹맘들 “탁아소보다 개인 돌보미”…일당은 옥수수국수?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사활동을 하고 있다(기사와 무관).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의 ‘워킹맘’들이 육아와 관련해 지역 탁아소를 활용하기보다 개인적으로 ‘돌보미’를 고용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시장에서 장사활동을 하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돌보미를 쓰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에 시장에서 장사하는 젊은 여성들 중에 돌보미에게 아기를 맡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여성들이 가장으로 떠오르면서 당연히 아기를 남에게 맡길 수밖에 없는 사정이고, 대부분 장사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구역마다 아기를 맡길 수 있는 탁아소가 있지만, 여성들은 이를 잘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아기가 먹을 쌀과 부식물에 더해 평균 1만 원 이상의 돈을 별도로 내야하는 부담이 있는데다 아기를 맡기는 시간과 데려가는 시간도 정해져 있어, 장사하는 여성들에게 탁아소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탁아소는 아기를 정해진 시간에 데려오고 데려가야 하기 때문에 공장에 출퇴근하는 여성들에게나 맞다”면서 “지금의 실태에서 여성들이 전반적으로 (탁아소의) 요구조건을 보장할 수 없어 자체로 돌보미를 찾는데, 주로 시부모나 친정집 부모들에게 맡기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개인에게 맡긴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고용된 돌보미들은 아기를 돌봐주는 대가로 하루에 옥수수 국수 1kg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에서 작은 간이매대를 운영하며 음식을 파는 한 여성의 경우 오전 9시에 돌보미에게 아기를 맡기고, 낮에는 아기가 먹을 이유식을 만들어 보내고 있다. 반대로 이 돌보미는 하루 두 번 젖을 먹이기 위해 아기를 업고 매대에 왔다가 돌아가고, 저녁 8시가 되면 다시 아기를 매대로 데려와 엄마에게 넘긴 뒤 바로 그 자리에서 옥수수 국수 1kg를 받아간다고 한다.

특히 여성들은 시부모나 친정부모에게 아기를 맡기는 경우에도 역시 옥수수 국수를 대가로 지불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젊은 여성들 속에서는 아기를 하루 맡기고 옥수수 국수 1kg를 주는 것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것은 몇 년 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친정부모나 시부모에게 맡기는 경우에도 개인(돌보미)과 거의 똑같이 옥수수 국수를 주거나 돈을 지불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식통은 북한에서 대체로 나이든 여성들이 돌보미 일을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로 장사를 할 줄 모르는 노인들이나 자녀로부터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지 못해 생활난을 겪는 노인들이 돌보미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젊은 여성들이나 중년 여성들은 생계를 꾸려나갈 만큼의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시장에 나가 장사하는 등 사회활동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아이를 맡긴 여성들은 비교적 싼 값에 돌보미를 쓰는데 돌보미들이 아기를 잘 돌봐주기까지 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소식통은 “탁아소보다 돌보미에게 아기를 맡기는 현상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여성들이 개인적으로 고용한 돌보미에게 아기를 맡기는 문화가 성행하고 있는 데 대해 특별히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당국이 과감한 경제개혁 조치로 시장화를 촉진하고, 여성들의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