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올해는 원수님의 해” 특별강연회 진행…청년층은 ‘시큰둥’

하노이 회담 김정은
지난 2월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한 김정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올해는 원수님의 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회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외부와의 접촉면이 넓어지고 있는 청년계층에서는 이를 거북스럽게 여기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양강도 당 위원회에서 조직별 강연회를 진행했다”며 “실제로 1일에는 양강도 혜산시 혜화동47반에서 회의가 열렸는데, 이때 시 당 위원회 선전부 일군(일꾼)들이 나와 ‘올해는 김정은 원수님의 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 당 위원회 선전일꾼들은 이날 강연회에서 “올해는 김정은 동지의 해”라면서 “윁남(베트남) 방문 후 전 세계 인민들이 김정은 원수님의 위대성에 탄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김 위원장의 빈손 귀국에 주민들의 실망감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는 동시에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끌어올리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 당국은 강연회에서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맞으며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과 예술인들이 앞을 다투어 김정은 원수님을 만나 뵙겠다고 우리나라로 달려오고 있다고 선전했다고 한다.

실제로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4월 15일을 앞두고 ‘태양절에 즈음하여’ 각국의 축하단과 방문단, 대표단 및 해외동포들이 평양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사진과 함께 보도하면서 태양절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20~30대 청년층에서는 이 같은 선전이 통하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실제로 청년들은 세계가 김 위원장의 위대성에 탄복하고 있다는 당국의 선전사업 내용을 듣고서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라며 고개를 내젓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외부정보를 접한 청년들은 김 위원장에 대한 무조건적인 칭송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 내부에서 선전하고 있는 내용과 실제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청년들이 터무니없는 당국의 위대성 사업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청년들은 ‘외국영화를 보면 세계의 발전상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면서 “실제로 젊은 청년들 속에서는 머리도 남조선(한국) 스타일로 하고 옷차림도 딱 달라붙는 바지를 입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