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역일꾼, 삼지연군에 공급할 냉장고 1만대 확보 주력

김정은 삼지연 방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건설현장을 방문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달 4일 보도했다. /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양강도 삼지연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이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와 주택에서 사용할 냉장고를 무상 지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삼지연 주민들이 새집에서 쓸 냉장고를 보장하기 위해 중국산 냉장고를 대거 들여와 혜산-삼지연 철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지연 도시 전체의 리모델링이 진행되면서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새집을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부 살림살이 일부도 당국이 보장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초 삼지연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 당 창건 75돌을 맞으며 삼지연군 건설을 결속해(마무리해) 현대문명이 응축된 산간도시로,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특색 있는 군, 북한에서 제일 잘 사는 군으로 꾸려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삼지연을 대북 제재와의 결전장으로 평가하고, 북한에서 제일 잘 사는 도시로 꾸리라고 지시한 만큼 냉장고 등 일부 가전제품을 당국이 일괄 지급해 이를 대외적으로 과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제는 북한 당국의 재정 상황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삼지연에 공급할 냉장고를 확보하기 위해 당국은 공식 무역 경로와 함께 밀수 통로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가무역 일군들이 혜산 주변의 국경으로 출동해 냉장고를 밀무역으로 들여와 기차 방통(화물칸)으로 나르느라 날밤을 샌다”면서 “아이들 키 만한 냉장고를 수십 대씩 실어서 혜산역으로 가져간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들 무역일꾼들이 ‘냉장고 1만 대를 확보할 과제가 주어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무역일꾼들이 ‘냉장고 수입이 1차 과제이고, 앞으로 여러 전기 제품들도 무역해 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면서 이러한 내용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삼지연군 거주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삼지연군 건설이 비상한 속도로 전진하고 있다. 새로 지은 살림집들의 살림살이까지 당국이 관심을 가지면서 삼지연군이 ‘희망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북 제재로 외화난을 겪는 북한 상황에서 당초 계획한 삼지연 가전제품 공급이 어느 정도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밀수는 겨울보다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계속된다고 한다”면서 “1만 대를 들여오는 시간이 꽤 걸릴 텐데, 그 과정에서 재정 마련이나 중국의 감시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