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농장관리위 구성 선거 조기 실시, 농사준비 서두른다

소식통 “1월 초 농장 총회 진행…분조장 투표서 갈등 양상도”

북한 농장에서 퇴비를 나르는 주민들(2015년 1월 12일)./사진=우리민족끼리 캡처

북한 협동농장의 운영을 책임지는 관리 일꾼 선거가 시작됐다고 소식통이 25일 알려왔다.

매년 1월 하순과 2월 사이에 실시된 선거가 올해는 일찍 서둘러 1월 초중반부터 농장별로 선거를 위한 농장원 총회를 조직했고, 일부 군에서는 벌써 선거가 완료돼 농장관리위원회 구성이 완료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온성군, 새별군, 경성군을 비롯한 농장들에서 1월 초부터 농장 관리일꾼 선출을 위한 농장원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연초에 농업생산량 증대를 위해 대대적인 퇴비전투 및 흙갈이 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농장 조기 선거는 농장관리위원회 구성을 일찍 마쳐 농사준비를 서두르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농장원 총회에서는 투표를 통해 관리위원회 부위원장, 작업반장, 분조장을 선출한다. 농장 관리위원장은 군당위원회에서 직접 임명한다. 부위원장과 작업반장은 군당에서 추천을 하고, 분조장은 리당에서 추천해 농장원들의 투표절차를 거친다.

농장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2명, 작업반장은 10명 이내로 구성된다. 부위원장과 작업반장은 농장원 관리와 생산물 분배 권한을 갖기 때문에 군당에서 당에 대한 충성도와 자질 등을 따져 대상자를 결정한다.

소식통은 “새별군 농장의 한 작업반장은 몇년 간 작업반장에 선출됐는데 올해는 농장원들이 반대해 물러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군당위원회가 재차 추천하면서 다시 작업반장으로 선출됐다”고 말했다.

새별군 협동농장의 경우에는 농장원들이 관리위원회에 모여 투표함에 후보자의 이름을 적어 놓은 형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분조관리제가 실시되면서 대부분 농장에서 분조 규모가 4∼7명 수준으로 축소됐다. 또 가족 단위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분조장 선출은 분조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구조가 됐다.

리당에서도 분조의 원활한 운영과 작업 성과를 위해 분조원들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하지만 분조원들 사이에서 의견 차이가 적지 않다고 한다.

북한에서 작업반장이나 분조장에 대해 ‘올라서면 논둑, 내려서면 논바닥’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임기나 권한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가을걷이를 할 때 분조원들의 분배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분조원들은 이 자리에 누가 되느냐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온성군의 농장원들 속에서는 선출된 분조장이 마음이 내키지 않아 관리위원회장에게 다른 분조로 편성해달라고 요구하는 농장원들도 있었다고 한다. 또 리당의 추천을 받은 분조장이 현장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바람에 여기에 반발한 농장원이 관리위원회 앞에 누워서 화를 내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