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부정보 유출에 촉각… “외국과 통화, 5분 안에 잡는다”

소식통 "보위부 장비 동원해 추적…한국과 통화한 주민은 1만 위안 내야"

북중 국경지대 근처 북한 감시 초소.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중국과 맞닿은 북한 국경 지역에서 외부와 통화하는 행위에 대한 국가보위성의 통제와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의 내부정보 유출을 차단하려는 북한 당국의 움직임이 점차 심화하는 모양새다.

5일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국경 지역 보위부가 구역을 정해놓고 구역별로 장비를 사용해 외부와 통화하는 행위를 지속 추적하고 있다. 특히 보위부는 추적 기재가 작동할 시 외부 통화 사례가 적발되면 빠르면 1분 늦어도 5분 안에 들이닥쳐 당사자를 체포하도록 한다는 원칙도 세웠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아울러 보위부는 적발 시 주민들에게 걷는 일종의 벌금 액수도 구체적으로 정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의 통화를 적발하면 5000위안(한화 약 85만 원)을, 남한(한국)과 통화한 주민을 찾아내면 1만 위안(한화 약 170만 원)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단속에 걸린 주민이 돈을 내지 못하면 손전화기(휴대전화)가 회수되는 것은 물론, 보위부에 끌려가 실컷 매를 맞아야 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한 돈을 바쳤는지에 따라 단속된 주민의 처벌 수위도 달라지는데, 가족이 늦게라도 돈을 내면 ‘교양’으로 처리되고 돈이 없어서 끝내 내지 못하면 ‘강제노동’이나 ‘교화’ 등 상대적으로 무거운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최근 양강도 혜산 지역에서 (외부와) 통화하다 걸린 사람들이 많아 보위부가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면서 “보위부 관계자는 대놓고 ‘단속된 자들이 낸 돈으로 보다 강력한 전자설비를 구입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들어 북한 국경 지역에서 외부와 접촉한 주민들이 보위부의 단속에 걸려 체포되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 한국에 사는 탈북민 가족을 둔 주민들이 붙잡히는 사례가 연달아 나타나는 등 북한 당국이 외국에 사는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내부 주민들에 대해 집중 감시를 벌이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앞서 소식통을 인용해 양강도 보천군에서 한국의 가족과 자주 연락하는 30대 남성이 보위부에 붙잡혔다는 소식을 전한 데 이어 중국에 있는 친척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돈을 이관하는 일을 주업으로 하던 보천군 주민 황모 씨가 보위부에 체포됐다는 전언을 보도한 바 있다.

이밖에도 북한 당국은 국경 지역 보위부에 비밀 유출을 엄격히 차단하라는 내용의 지시문을 하달한 것으로 전해져, 당국이 보위부 내에서 발생하는 정보 유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렇듯 북한 당국의 내부정보 유출 단속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국경 지역 보위부를 중심으로 한 당국의 외부 통신 행위 통제 및 감시 활동이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