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UNDP 대북사업 부정 의혹 되풀이

미국의 보수성향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현지시간) 유엔개발계획(UNDP) 대북사업 부정의혹의 근거를 제공한 내부 고발자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UNDP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저널은 UNDP가 대북사업 의혹제기를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음모로 치부하고 있으며 심지어 애드 멜커트 UNDP 총재보가 미국에 대한 보복까지 위협했지만 알바니아 태생 이탈리아 국적자로 북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인물인 아트존 슈크르타지의 주장은 다르다면서 그의 증언을 장황하게 소개했다.

지난 2004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북한 생활을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슈크르타지 증언의 핵심은 UNDP가 북한 내에서 다수의 규정을 위반했으며 범죄행위에 간여했으며 이를 보고했으나 묵살당했으며 묵인을 강요받았다는 것이다.

슈크르타지의 증언은 대부분이 현지직원채용과 경화 지급 등 유엔 외부감사보고서에서도 지적된 사항들이며 UNDP가 올해 초 집행이사회에서 변경을 결정, 북한이 수용을 거부하면서 대북사업 전면중단을 야기했던 문제들이다.

저널은 또한 슈크르타지가 지난해 12월 업무수행능력 평가에서 우수 평점을 받았음에도 올해 3월 계약종료 형태로 해직됐다고 지적, 보복해고 주장을 되풀이했다.

저널은 슈크르타지가 현재 유엔 윤리위에 자신을 내부고발자 보호정책 대상자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로 뉴욕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공화당의 일레나 로스레티넨 의원이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슈크르타지 해고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모리슨 UNDP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와 문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슈크르타지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보복의 증거가 있다면 우리도 보고 싶다”는 말로 ‘보복 해고’ 주장을 일축했다.

모리슨 대변인은 대북사업 관련 자료가 평양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실에 보관돼 있다면서 외부감사단의 현장 조사가 불가능하면 관련 서류들을 뉴욕으로 옮겨와 감사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널은 지난달 23일 멜커트 총재보의 출신국인 네덜란드의 일간지에 “미국의 보수세력이 멜커트의 머릿가죽을 원한다”라고 보도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멜커드 총재보가 UNDP라는 조직의 통합보다는 자신의 자리보전을 더 걱정하는 것 같아 보인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네덜란드 정치인 출신인 멜커트 총재보는 지난해 3월 UNDP로 자리를 옮기기 전 세계은행 윤리위원장으로 재직했으며 증언을 통해 여자친구 봐주기 논란을 일으킨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의 사임을 촉발시켜 미 강경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한편 슈크르타지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평양에 부임한 첫날 사무실 금고에서 위조된 미국 달러화를 발견하고는 상관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지시를 청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UNDP는 지난 3월 3천500달러 상당의 위조된 것으로 보이는 미화 100달러짜리 지폐들이 어떻게 12년간 사무실 금고 안에 있었는지에 대해 미국측 관계자들과 함께 조사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