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D의심선박 차단사례 어떤게 있나

미국이 미사일 또는 핵관련 물자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 ‘강남호’를 추적하면서 귀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최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에 따른 것이지만 기존에도 국가간 공조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등에 따라 ‘WMD의심 선박’에 대한 차단(interdiction) 조치는 종종 이뤄졌다.

특히 결의 1874호는 34개 조항 가운데 화물 및 해상검색 관련 조항이 7개에 달할 정도로 PSI 활동의 차단 관련 요소를 상당수 포함하고 있어 과거의 사례를 통해 이번 ‘강남호 추적’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거 이뤄진 주요 차단 사례를 짚어본다.

◇서산호 사건 = 2002년 미국과 스페인간 공조하에 미사일을 실은 북한 선박을 공해상에서 나포.검색한 사건이다.

성공한 차단 사례로 꼽히지만 당시 해상 차단작전을 직접 시행했던 스페인이 나포한 서산호를 미국이 다시 풀어준데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등 차단 작전과 관련한 여러 문제를 부각시켜 미국이 PSI를 추진하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됐다.

2002년 12월 미국은 북한 화물선 ‘서산’호가 동아시아에서 중동지역으로 핵 관련 물질을 수송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서산호는 아라비아해에서 테러리스트들의 이동을 감시하고 있던 다국적군 해군 함정에 의해 추적됐으며 예멘 연안에 도착했을 때 미국의 요청으로 스페인 함정이 이를 국제수역에서 정선 및 승선 검색을 실시했다.

검색 결과 서산호에는 시멘트 포대 아래 15기의 스커드 미사일과 탄두가 실려 있었으나 예멘 정부가 이를 다른 집단에 인도하지 않을 것을 약속함에 따라 서산호는 풀려날 수 있었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간 미사일의 수출입은 통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공해상에서는 선박 소속국(기국.旗國)의 동의가 있어야 검색할 수 있지만 당시 서산호는 국기를 게양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국제법상 검색에 무리가 없었다.

◇빌 드 비르고호 사건 = 2003년 북한의 한 무역회사가 독일 회사 ‘옵트로닉’으로부터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초고속원심분리기를 제조할 수 있는 고강도 알루미늄관을 다량 수입하려다 독일과 프랑스 두 정부의 공조로 차단된 사건이다.

2003년 4월 3일 옵트로닉의 수주를 받은 프랑스 화물선 ‘빌 드 비르고’호는 알루미늄관 22톤을 싣고 함부르크 항을 출항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독일 당국은 프랑스에 이를 알렸고, 프랑스 정부는 같은 달 10일 이집트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기 직전 이 화물을 하역하도록 선장에게 명령했다. 12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항에 강제정박한 빌 드 비르고호에서 독일과 프랑스 두 정부 당국이 알루미늄관 전부를 압수했다.

알루미늄관은 수출이 엄격히 통제되는 물품이어서 행선지를 불문하고 정부의 허가 없이 수출될 수 없는 물품이기 때문이었다.

당시 알루미늄관의 공식 행선지는 중국의 항공기 제작업체 선양(審陽)항공으로 돼 있었으나 독일 정부는 진짜 행선지를 북한으로 의심했으며, 옵트로닉도 수출계약과 관련해 북한 국적 인물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보도했었다.

◇BBC차이나호 사건 = 2003년 10월 지중해 공해에서 리비아로 원심분리기를 운송 중이던 독일 선박 ‘BBC차이나’호 사건으로, 미국의 정보제공과 독일의 회항 유도, 이탈리아의 회항지 제공 등을 통해 해상에서 강제 검색 없이 차단에 성공한 사건이다.

BBC차이나호가 말레이시아산 원심분리기 부품을 두바이에서 리비아 트리폴리로 운반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미국은 독일 정부 당국에 BBC차이나호의 회항을 설득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독일 정부의 조치에 따라 BBC 차이나호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뒤 이탈리아 타란토 항으로 회항했고 검색 결과 적하목록에 없던 원심분리기가 적발됐다.

이 사건은 리비아가 WMD를 포기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PSI 활동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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