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한국에 대북 식량지원 요청

앤서니 밴버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아시아지역국장은 12일 최근 북측과 합의한 1억200만달러 상당의 대북 식량지원 프로그램의 이행을 위해 한국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달 10일 평양에서 북측과 식량지원 재개에 합의한 밴버리 국장은 이날 서울 수송동 소머셋 팰리스 서울호텔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오늘 외교통상부와 통일부 당국자들과 만나 한국 측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차관 형식으로 직접 제공하는 식량지원과는 별도로 1996년 곡물 3천409t을 시작으로 1999~2000년을 빼고는 2004년까지 매년 WFP를 통해 식량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북한이 지원방식을 긴급 구호성 지원이 아닌 개발지원 방식으로 바꾸고 북한내 구호단체 상주인원을 축소 내지 철수시키라고 요구하면서 WFP의 대북 식량지원이 불투명해진 상황을 감안, WFP를 통한 식량지원을 한해 건너 뛰었다.

밴버리 국장은 이번 지원의 성격과 관련, “북측이 긴급구호지원 대신 개발지원을 원한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은 아니었다”면서 “우리가 이번에 북한과 합의한 지원은 비록 식량지원이기는 하지만 긴급구호지원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지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북측은 이번에 WFP에 긴급구호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WFP는 북한이 원할 경우 언제라도 긴급구호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식량 분배 과정에 대한 효과적인 검증 없이는 대북 식량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의 11일 발언과 관련, “이번에 북한과 합의한 지원 프로그램에 따르면 WFP는 높은 수준의 현장 접근권을 부여받았다”며 “북한이 양해각서 내용을 이행하기만 하면 예정된 지원 대상에게 전달되는 비율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밴버리 국장은 “전체적으로 이번 합의가 상당히 만족스럽다”면서 “북한 정부는 우리와 의견차가 있는 부분에서 끈질기게 자기 주장을 폈지만 일부 사안에 있어서는 북한 정부의 태도 변화가 있었기에 결국 합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총 북한내 30개 군을 대상으로 식량지원을 하게 되는데 WFP로서는 좀더 활동규모가 커지길 원했다”면서 “아울러 지원활동을 하길 원했던 일부 지역이 지원대상에서 빠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WFP는 올 2월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 재개를 승인했으나 북한이 모니터 요원 수를 제한하자고 주장, 그간 식량지원이 재개되지 못했다.

그러나 WFP는 모니터 요원을 32명에서 10명으로 줄이자는 북한의 제안을 수용, 2008년 중순까지 여성과 어린이를 위주로 한 북한 주민 190만명에게 식량 15만t(약 1억200만달러 상당)을 지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지난 10일 북측과 체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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