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식량지원 축소..北 식량난 `설상가상’

유엔 산하 세계식량기구(WFP)의 대북 지원이 대폭 축소돼 그렇지 않아도 힘든 북한의 식량 사정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WFP는 2008년 한해 동안 미화 1억4천800만 달러 상당의 식량을 북한의 8개 도(道), 131개 군에서 620만명에게 지원했다. 그런데 올 하반기부터 그 지원 규모를 6개 도, 62개 군의 200만명으로 축소했고 후속 조치로 함흥, 해주, 혜산의 현장사무소를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FP가 북한 식량지원에 투입한 예산은 올 들어 8월까지 6천100만 달러(월 763만달러)에 그쳐 작년(월 1천233만달러)에 비해 월평균 대비 38% 감소했다. 지원 인원을 봐도 작년 전체의 620만명(월 51만7천명)에서 하반기 200만명(월 33만3천명)으로 36% 줄어든 셈이다.


이같은 WFP의 지원 축소는 올해 북한의 농작물 작황이 별로 좋지 않고, 남한의 식량 지원도 사실상 중단된 점 등을 감안할 때 북한의 식량 수급에 심각한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WFP의 대북 식량지원은 2006년 1천800만달러, 2007년 4천800만달러 수준에 머물다가 작년에 북핵 협상의 진전에 따라 미국의 자금이 투입되면서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후 북미 양국간의 핵협상이 다시 고착 상태에 빠지고 식량지원 모니터링 조건을 놓고도 이견이 불거져 결국 작년 9월부터 WFP를 통한 미국의 식량지원은 전면 중단됐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대한 보상으로 작년 5월 식량 50만t을 12개월에 걸쳐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북한에 전달된 물량은 16만9천t에 그쳤다.


실제로 WFP는 대북 식량지원 축소 계획을 담은 보고서에서 `국제사회의 모금이 저조하다’는 이유를 내세우기도 했다.


더구나 나쁜 기상조건과 남한의 비료지원 중단 등으로 올해 북한의 농작물 생산량도 크게 감소할 것이 확실시돼 더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한 학술회의에서 “올해 북한의 곡물 소요량은 520만t 정도로 추정된다”면서 “그런데 비료 부족과 나쁜 기상여건으로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작년(431만t)보다도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달 30일 단행한 화폐개혁으로 식량 등 생필품 확보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화폐개혁을 통해 국가배급을 토대로 하는 계획경제로의 회귀를 공언한 터라 가장 기초적 재화인 식량의 수급을 맞추지 못할 경우 민심 이반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민심이 멀어지면 올해 초 착수한 `김정은 후계 구도’ 구축과 2012년 `강성 대국’ 건설 구상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도 있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6자회담이 재개돼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면 대북 식량지원 문제가 중요한 `레버리지’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한 북한인지라 식량지원을 최우선 요구 조건으로 들고 나올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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