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대북지원 호소..정부 어떤 결정 내릴까

세계식량계획(WFP)이 2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북 긴급 식량지원 사업 개시를 공식 선언하고 각국에 지원을 촉구함에 따라 우리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날 WFP 회견은 요지는 북한의 식량사정이 기아(famine) 상태는 아니나 기아 상태로 들어갈 위험성이 있으며 기아상태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내년 11월까지 15개월간 5억300만달러 상당의 식량 63만t을 북한에 긴급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달 말 WFP로부터 최대 6천만달러 상당의 지원을 요청받은 정부는 현재 북한의 식량 사정과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국제사회 전반에 대북 식량지원을 촉구한 이날 WFP의 기자회견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 보면 `지원해야 한다’는 쪽에 명분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WFP의 호소를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돕자는 여론이 조성될 경우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가 정치적 상황에 관계없이 북한의 인도적 문제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는 나라 안팎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WFP가 이날 회견에서 북한의 식량사정이 `기아상태는 아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정부 결정에 중대한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제껏 북한의 식량사정이 긴급지원을 요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수정할 만한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WFP의 회견이 있기 직전 열린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식량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여러 가지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WFP를 통한 대북 지원은 정부 최고위층의 정치적 결단에 달려 있다는 것이 많은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이번에 WFP가 지원을 촉구한 것 외에도 여당과 학계의 적지 않은 인사들이 WFP를 통한 지원의 타당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주무부서인 통일부도 시기와 규모는 차치하고라도 일단은 지원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아직 지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북한의 비협조적 태도, 북핵시설 불능화 중단 조치, 간첩 원정화 사건에 따른 대북 여론 등을 감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려 요인 속에 정부 유관 부처들끼리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WFP를 통한 대북지원은 지원을 망설이게 하는 여러 주변 상황과 북한 주민을 돕는 순수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 향후 남북관계 개선을 대비한 포석 등 고려 요인 중 이명박 대통령이 어떤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달려 있다고 많은 이들은 보고 있다.

다만 정부가 기왕 지원키로 할 것이라면 북한의 식량사정이 가을 추수 직전에 최악에 달할 것임을 감안,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지체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