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北주민 500만명 끼니 줄여…가격폭등도 원인”

유엔 세계식량기구(WFP)는 북한 내 식량 생산과 수입이 모두 급감한 상황이며, 이로 인해 주민의 75%가 식사량을 줄인 상태라고 밝혔다.

WFP는 식량농업기구(FAO)와 함께 지난 6월 3주동안 북한 전역에서 진행한 긴급식량상황조사(RFSA)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30일 베이징에서 열고,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식량 총 공급량, 접근 용이성, 이용성 등이 2007년 이후로 크게 악화됐으며, 식사량을 줄인 가구가 전체의 7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병원 및 탁아소에서 영양실조 및 질병에 걸린 아동의 수가 증가하고 있고, 야생식품 섭취로 발생하는 설사병은 5세 미만 아동의 영양 부족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WFP는 발표했다.

장 피에르 드 마저리 WFP 북한 담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지난해 8월 발생한 홍수와 흉년으로 인해 1990년대 후반 이후 10년만에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다”며 “2001년 이후 식량배급 격차가 최대로 벌어졌으며, 식량 생산도 수입 감소와 함께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 마저리 대표는 “북한 주민 500∼600만명이 식량난으로 인해 끼니를 제대로 채우지 못하거나 야생 과일이나 풀뿌리, 나무껍질 등 영양소가 거의 없고 소화도 힘든 야생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아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위한 식량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도시 주민들이 받는 국가 식량배급량이 1인당 하루 평균 450∼500g에서 150g으로 감소했으며, 도시 주민들은 어린이들을 식량사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시골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식량 공급이 감소하고 북한 내부의 시장가격이 폭등한 것이 식량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 북한 정부와의 대화와 지원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사에 참가했던 전문가들은 “조사 대상 가구의 대다수가 단백질이 결핍된 식사를 하고 있으며, 곡물과 야채로만 끼니를 연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량가격의 경우 “2007년 대비 쌀 가격은 3배, 옥수수 가격은 4배 정도 급등했다”며 “식량난이 심각한 함경북도의 경우 대다수 주민이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친척의 도움을 받아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토니 밴버리 WFP 아시아 지역 총책임자는 “식량난이 가중되는 향후 수개월 동안 북한 주민에게 충분한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여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다음 수확 시기까지 버티기 위해 2천만 달러의 추가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외에도 WFP는 “지난 6월 북한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작업 조건이 개선되면서 외딴 지역 및 식량난에 취약한 동북 지역 등 131개 군에서의 식량 배급을 WFP 구호 요원 50여명이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함경북도, 함경남도, 강원도, 황해북도, 황해남도, 평안남도, 양강도 등 8개 도 53개 군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일반 가구와 탁아소, 병원에 대한 조사원들의 직접 방문으로 이뤄졌다. 2004년 이후 실시된 북한 식량 및 영양 상태 관련 조사 중 가장 광범위한 규모로 진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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