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北주민 50%이상, 옥수수 넣은 ‘풀죽’ 먹어”

북한 주민의 60%가 하루 두 끼 이하의 식사를 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은 옥수수에 풀을 섞어 불린 죽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는 보고가 제기됐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은 지난 6월 3주간의 기간 동안 북한 8개도 53개군 375 가구를 대상으로 한 공동 식량조사 ‘긴급 북한 식량 상황 평가’ 보고서를 통해 “향후 15개월 내에 북한의 식량 사정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1990년대 중반의 대아사 사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16일 한나라당 진영 의원이 제공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평양 주변을 제외한 지역의 주민 60%는 하루 두 끼 이하의 식사를 하고 있으며, 주민 1인당 하루 배급량도 150g이하로 급감해 밥 두 공기(180g)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7년 11월 조사 때에는 하루 배급량이 500g이었다.

보고서는 함경도와 양강도 등 북한의 북동 지방이 사실상 식량위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올해 초까지 함경남도 6개 지역의 곡물 수요량과 실제 공급량을 비교한 결과 신흥군 지역의 식량 공급량은 전체 수요량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단천시와 동흥산 지역도 각각 전체 식량분의 25%만 공급되고 있었다.

보고서는 또한 6월 중 수확기를 맞은 밀과 보리 등 봄 작물 수확량도 전체 북한 인구의 10% 정도의 식량난을 약간 덜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며, 그 효과도 1개월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식량의 부족으로 평양 곡물교환 시장에서 쌀과 옥수수의 가격은 1년 전보다 3~4배씩 상승했으며, 이 때문에 배급으로 생활하는 도시 하층민의 80%가 시골에 있는 친지에게 식량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북한의 식량 사정이 전체적으로 악화되면서 2003~2005년 조사에서 친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이 60%를 차지했던 것에 반해 이번 조사에는 더 이상 친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됐다는 응답자가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농촌 역시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함경도와 양강도 등 북동 지역에서는 이미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고, 낮은 질은 음식 탓에 설사나 영양 실조 등에 시달리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곡물 공급이 줄자 10가구 중 9가구는 음식섭취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때 ‘1가지 음식만 먹는다’는 응답은 1%, ‘두 가지 음식을 먹는다’는 응답은 42%인 반면, ‘4가지 이상 음식을 먹는다’는 가구는 18%에 불과했다. 또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옥수수에 야채나 야생에서 채집한 풀 등을 넣고 불린 죽을 주식으로 삼고 있었다.

보고서는 부족한 식량을 대신해 풀 죽을 쒀 먹는 가정이 급증하면서 부녀자와 노약자까지 야생풀 채집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식량난이 그마나 덜한 곳을 찾아 아이들을 떠내 보내 가족이 생이별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WFP와 FAO는 지난 6월 3주간 조사요원 14명을 북한의 8개 도에 파견해 주민들과 개별 인터뷰 및 현지 상황 조사를 벌였고, 식량배급 당국자와 면담을 갖고 병원과 고아원 등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했다. 이번 조사는 2004년 북한에 대한 식량 조사가 이뤄진 이후 북한의 거의 전 전역을 대상으로 한 첫 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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