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北에 긴급 식량지원프로그램 제안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한달간 총 50만명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긴급 식량지원 프로그램을 북한측에 제안했으며 현재 북한측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WFP의 방콕소재 아시아사무국 폴 리슬리 대변인은 “만약 북한이 이 제안을 수용하면 WFP는 기존 식량 비축분의 감소분 보충을 위해 국제사회의 지원 호소에 즉각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미 ABC 방송과 AFP 등이 보도했다.

WFP는 현재 어린이와 임산부, 육아 여성을 중심으로 총 75만명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있으며, 내달 말까지 이를 190만명 분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리슬리는 전날 자유아시아라디오(RF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계속 늘어나면서 WFP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으며, 20만-30만명에 대한 긴급 식량배급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국제적십자사연맹(IFRC)과 유엔은 “북한이 지난 7일부터 시작된 10여년만의 최악의 폭우로 214명이 사망하고 80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평양주재 IFRC 대표대행인 테리예 리스홀름은 이날 “피해 발생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이 같은 구체적인 수치는 (북한) 정부측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이번 물난리로 가옥을 잃은 이재민이 약 30만명에 달하고, 농경지 침수 등으로 연간 곡물 수확량의 11%에 해당하는 약 45만t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

리스홀름 대표대행은 이어 “전국적으로 최소한 10만ha의 농경지가 침수됐으나 16일은 날씨가 개면서 대동강 수면이 상당히 내려갔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집중호우 피해 이전에 이미 올해 100만t 가량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북한은 지난 1990년대 중하반기 사상 최악의 기근이 몰아닥쳐 사망자가 수십만명에 달했다.

이와 관련, 리슬리 대변인은 “평양측이 이번 수해 피해를 신속히 공개하는 것을 보면 이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반증해 준다”고 말했다.

리슬리는 또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의지를 다짐하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한반도에서의 정치적 상황진전이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기구들과의 보다 긴밀한 협력을 가능토록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 원조를 더 많이 받아내기 위해 피해 정도를 부풀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AFP는 보도했다.

앞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15일 평양의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WFP, 세계보건기구(WHO) 등 유엔 관련기관이 하루전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평양 인근의 한 수해지역의 피해 파악에 나섰고, 그 결과 식품과 의약품, 보호시설 등의 지원이 시급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엔 긴급구호 부조정관인 마거레타 월스트롬은 16일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식량과 의약품, 임시거주지”라고 밝혔다. 유엔아동기금은 수인성 전염병 예방약과 수질정화장비 5천 가족분을 북측에 전달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