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HCHR 동북아사무소 서울 유치 노력”

윤 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은 16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UNHCHR)의 동북아사무소를 서울에 유치하도록 새 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UNHCHR 동북아사무소가 생긴다면 “북한인권 개선 운동에도 유용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UNHCHR는 아프리카와 미주, 아시아 등 전 세계에 8개 사무소를 두고 있으나 동북아지역엔 따로 사무소를 두고 있지 않다.

윤 이사장은 UNHCHR의 동북아사무소를 서울에 유치한다면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인권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 인도지원이더라도 남한이 직접 북한을 지원하면 “유엔의 대북 모니터링(지원배분 감시)을 방해하는” 결과가 된다며 유엔산하 기구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탈북자의 국내 정착지원 업무는 “남북대화를 주 업무로 하는 통일부보다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안정적으로 직업을 주선하며 돌봐줄 수 있는 행정자치부가 담당해야 한다”고 윤 이사장은 제안했다.

–런던에서 열리는 북한인권 국제회의에서 “새롭고 다각적인 접근방법들”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한 뜻은.

▲지금까지는 북한의 ‘자유 제한’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 토론이 진행돼 왔지만 북한은 늘 거부반응을 보여왔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북한 ‘인민’의 생활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제개발이 추진될텐데 그 때 유념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등에 초점을 맞춰 토론할 것이다.

동유럽 국가의 변화 과정을 경험했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나라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경험을 살려 북한에 대한 경제개발 지원이 이뤄질 때 유념해야 할 점들을 다각적으로 점검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공동기금을 만들어 발전도상국가를 지원하면서 대북지원도 많이 하고 있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북유럽 5개국의 전문가들이나 외교관들이 북한인권과 인도적 지원 문제에 대해 많은 의견을 교환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채텀하우스는 주영 북한외교관들이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는데.

▲채텀하우스는 북측 관계자들의 견해를 듣는 기회를 여러차례 가졌던 만큼 가능성이 있지만, 지켜봐야 한다.

–미국 프리덤하우스가 미 국무부 지원을 받아 2005∼2006년 열었던 북한인권국제회의와 이번 회의의 차이점은.

▲프리덤하우스가 개최한 행사는 성토 일변도라는 시각도 있지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김정일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프리덤하우스 쪽 생각인데, 북한인권시민연합도 그런 생각을 가졌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방향으로 가지는 않는다. 북한 주민들의 일상생활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라는 차원에서 유엔 총회나 여성차별철폐위원회, 아동권리보호위원회,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 등 유엔기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개발지원 및 인도적 지원을 하면서 어떻게 인권 문제에 접근할 것인지 등에 대한 다양한 방법이 논의될 것이다.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올해 추진할 계획은.

▲UNHCHR 동남아사무소는 있는데 동북아사무소는 없다. 차기 정부에 동북아사무소의 서울 유치를 제안해 볼 생각이다.

동북아사무소가 생기면 남북한과 일본, 중국, 몽골을 관장하게 돼 북한인권 개선 운동에도 유용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인권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아시아지역 인권보호체계 수립을 위해 2006년 1월 설립한 아시아인권센터를 중심으로 다음달 고려대 국제대학원, UNHCHR 동남아사무소와 함께 아시아인권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 포럼에선 탈북여성과 중국남성 사이에 태어나 호적에 오르지 못한 어린이를 포함한 ‘흑해자(黑孩子)’, 국내의 이주노동자 자녀 문제 등을 포함한 ‘이주아동의 권리’를 주제로 다룬다.

이 포럼이 아시아태평양평화포럼으로 발전해 향후 북한 대표들도 여기에서 자신들의 인권문제에 대한 답변을 하고 다른 나라의 인권문제도 제기하게 되기를 바란다.

–차기 정부의 대북 인권정책을 어떻게 전망하나.

▲납북자나 국군포로 문제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조건을 붙여 대북지원을 하든, 어떻게 하든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는데, 해결이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그 후 북한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차기 정부가 남북관계를 고려하면서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인권 전담 정부기관의 설치 주장도 있고,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국가인권위원회에 북한인권태스크포스 등 전담기관을 설치하고 이 기관이 민간단체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정보교환이나 역할분담 등을 논의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대북지원을 인권문제의 진전과 연계해야 한다고 보나.

▲차기 정부가 북한에 압박 일변도로 바뀔 것 같지는 않다. 한쪽으로 설득도 하고 한쪽으로 지원도 할 것이다.

다만 인도적 지원은 유엔산하 대북 지원기관을 통해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남한이 북한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유엔의 대북 모니터링을 방해하는 것이 된다. 국제공조 차원에서 대북지원을 한다면 모니터링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중국내 탈북자들이 여전히 많다.

▲’탈북자보호.정착지원법’에 체류국에서 10년 이상 생활근거를 두고 있던 사람은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9조 4항이 맹점 조항이다.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0년대 후반 수만명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넜는데, 이들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으므로 개정돼야 한다. 중국 남자와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채 살고 있고, 자식을 낳아도 호적에 올리지 못하는 형편이다.

또 남한에 정착했던 탈북자들이 영국에 난민신청을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착지원 대책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남북대화를 주 업무로 하는 통일부보다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안정적으로 직업을 주선하며 돌봐줄 수 있는 행정자치부가 담당해야 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