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DP 대북사업 승인 보류 결정 안팎

유엔개발계획(UNDP)이 2007-2009년 대북사업에 대해 사업조정 뒤 승인절차를 다시 밟기로 결정한 것은 관련국 간 합의에 따른 타협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UNDP는 25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연 집행이사회에서 대북사업의 규모는 유지한 채 사업내용만을 조정한 뒤 다시 승인절차를 밟기로 하는 한편 현금지급과 북한정부를 통한 현지직원 채용 중단, 북한 내 사업 직접감독, 외부감사 의뢰 방침을 재확인했다.

UNDP는 이와 함께 3개월 내 완료키로 결정된 외부감사 결과를 포함, 향후 대북사업을 지속 가능한 인적개발사업 위주로 새로 작성, 공개한 뒤 6주간 이의가 없으면 투표나 심의 없이 자동승인되도록 결정했다.

이는 미국이 제기한 사업자금 집행의 투명성 확보, 자금집행 감독 강화 등의 요구를 UNDP가 수용한 것이며 일본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사업내용 조정도 받아들인 것이다.

동시에 기존사업 연장을 결정하고 새로 만들어진 사업계획을 이의제기가 없는 한 투표 없이 처리키로 한 것은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UNDP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로 표면화된 북한의 자금전용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동시에 미국, 일본 및 북한과 강도높은 협의를 통해 파국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이에 대한 관련국들의 입장을 수렴해 이날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UNDP는 북한에 대해서도 전날 정리된 이사회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북한도 이날 이사회의 결정을 비난하기는 했지만 이사회 결정 수용 입장을 밝혔다.

장춘식 북한대표는 미국과 일본의 전용의혹 주장을 전면 부인하는 동시에 이사회 결정을 비난했지만 나쁜 선례를 남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사회 결정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전용 의혹을 제기한 미국의 알레한드로 울프 유엔 주재 대리대사도 이사회 결정 직후 외부감사 실시 등 투명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결정에 만족감을 표시했으며 일본 역시 수용입장을 밝혀 합의에 의한 타협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한편 향후 대북사업에 대한 승인이 다소 지연되기는 했지만 새로 마련될 사업계획은 투표 없이 자동 승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이사회 결정에 따라 기존 사업들을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어 UNDP의 대북사업 전반에 대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사회가 이번 결정과정에서 관련국과 충분한 협의를 진행했기 때문에 돌출변수가 없는 한 새로 마련될 사업계획에 이의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지난해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두차례나 전적으로 거부해 유엔 회원국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인도적 지원 이외 사업에 자금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자금지원 중단을 주장했지만 이사회 결정은 받아들인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은 물론 일본도 북한 내 인도적 지원사업에 대해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사업 자체를 문제 삼지 않고 있어 UNDP 이사회의 이번 결정이 유엔 산하기구의 대북사업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은 앞서 열린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와 인구기금 집행이사회에서 대북사업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으나 사업계획 승인을 저지하지는 않았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