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가 27일(현지 시간) 북한에서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인권유린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치범 수용소 해체, 외국인 납치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12년 연속 채택했다.
인권이사회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제출한 결의안을 찬성 27, 반대 6, 기권 14표로 채택했다. 유엔 총회에서 선출된 47개 이사국이 참여한 이번 표결에는 중국,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 베트남, 볼리비아가 반대표를 던졌고 파키스탄은 반대 발언을 했지만 표결에서는 기권했다.
결의안은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과 폭력 ▲이동 및 거주의 자유 침해 ▲정치범 수용소 등 수감시설에서의 생명권 침해 ▲국가에 의한 대규모 외국인 납치 등 북한 국내외의 구체적인 인권 침해 사례를 적시했다.
결의안은 또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제고를 위해 9월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북한의 외국인 납치 등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토론을 개최하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패널 토론을 주관토록 했다.
공동제안국으로 참가한 한국이 이번 결의안에 문구 반영을 요구한 ‘남북 이산가족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인도적 사안이며 상봉재개 조치를 희망한다’는 점이 반영됐다. 결의안은 특히 탈북자들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북한으로 송환되는 사례가 있다면서 회원국들에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흥식 북한 외무성 대사는 표결에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 인권 패널 토론을 하도록 한 것은 이 결의안이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 전복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증명한다”며 “결의안을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한국 외교부는 결의안 채택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인권결의가 채택된 것을 환영한다”며 “북한이 주민의 인권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