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mmission of Inquiry) 위원들이 북한인권 상황에 대한 자료와 정보 수집 등을 위해 18~27일까지 방한한다.
조사위원회는 지난 3월 제22차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설치됐으며, 마이클 커비(Michael Kirby) 전 호주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마르주끼 다루스만(Marzuki Darusman)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소냐 비세르코(Sonja Biserko) 세르비아 인권활동가 등이 위원이다.
조사위원회는 이번 방한 결과 등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를 내달 제24차 인권이사회와 10월경 제68차 유엔총회에 중간 활동을 보고한다. 또한 2014년 3월 제25차 인권이사회에도 보고서 제출할 예정이다.
조사위원회 위원들은 이번 방한에서 국무총리를 예방한 뒤 외교부 장관, 통일부, 국가인권위원회, 시민단체 관계자를 면담할 예정이다.
또한 북한 인권실태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확보하기 위해 20~24일까지 닷새간 서울에서 탈북자, 납북피해자 가족, 북한인권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청회에는 정치범수용소 탈북자 출신인 신동혁(14호 개천수용소), 강철환(15호 요덕수용소) 씨 외에도 교화소, 노동단련대 등 구금시설에 수감됐던 탈북자와 더불어 납북피해자 가족인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납북어부 출신 최욱일 씨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실제 피해를 본 사람들의 증언은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유엔에 제출할 최종 활동 보고서를 만드는 데 아주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선 지난달 29일 조사위원회 실무자 3명이 입국해 국내 탈북자단체와 북한인권 단체들을 대상으로 현장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에 따르면 조사위원회 조사관 3명은 신동혁 씨 등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 5명을 면담했으며, 북한에서 인권침해를 경험했거나 목격한 탈북자 30여 명 이상을 인터뷰했다.
조사위원들은 ▲식량권 위반 ▲정치범수용소 관련 위반 ▲고문과 비인간적인 처우 ▲임의적 구금 ▲성분차별 ▲표현의 자유 유린 ▲생존권에 대한 위반 ▲이동의 자유 침해 ▲납북자 등 강제실종 관련 위반 등 북한 당국이 자행한 9가지 유형의 인권침해 사례를 중심으로 조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권은경 ICNK 간사는 데일리NK에 “탈북자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위원들의 방한이나 권한과 역할에 대한 홍보가 잘되어 있지 않다보니 인터뷰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잡는 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홍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조사위원회는 한국 외에도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며, 북한과 중국에 조사활동을 위한 방문을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답변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