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일(현지시간) 북한의 지난 16일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강력히 규탄하고,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하는 언론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특히 북한의 추가 도발시 제재 결의를 내놓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안보리는 이날 성명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실험이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안보리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핵무기 운반 시스템 개발에 기여하며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성명은 또 “북한 주민의 기본 욕구가 크게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데도, 북한 정권이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을 위해 자원을 전용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성명은 이어 북한 정권에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한 뒤 “추가로 도발할 경우 ‘중대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특히 “‘중대한 추가 조치’에는 제재 결의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안보리 언론성명에서 ‘중대한 추가 조치’에 제재 결의를 포함하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보리의 대북 규탄 언론성명이 올해에만 5차례 채택됐지만 북한이 좀처럼 핵·미사일 위협을 멈추지 않자, 안보리가 성명 채택의 실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우리가 제재나 다른 조치의 검토를 시작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성명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즉시 보여주는 것과 한반도 긴장을 줄이기 위한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명은 또 유엔 회원국을 향해서도 철저한 대북 결의안의 이행 노력을 당부하고, ‘대화를 통한’ 평화롭고 포괄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언론성명 채택은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반발로 예상보다 다소 지연됐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주말 동안 진행된 관련 회의에서 북한을 강한 톤으로 비판했으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문구가 누락됐다는 이유로 성명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채택된 성명에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문구가 삽입됐다.
안보리의 이번 언론성명 채택과 관련, 외교부는 21일 “금번 언론성명은 최초로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북한의 추가도발시 안보리가 취할 추가적 중대조치에 제재가 포함됨을 명시했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안보리가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는 이어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안보리 이사국들이 단합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호한 규탄 입장을 발표한 것을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6년 이후 채택된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1718호(2006년)와 1874호(2009년), 2087호(2013년), 2094호(2013년), 2270호, 2321호(이상 2016년)는 거리에 상관없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안보리의 언론성명은 올해에만 다섯 차례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