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결의로 김정일 ICC 제소 추진해야”








24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가 ‘북한인권 개선 전략과 실천적 접근방안’이란 주제로 주최한 전문가 워크샵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북한인권문제 해결은 북한 내부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관심과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009 북한인권국제회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워크샵에서 북한인권문제의 특징에 대해 “북한의 폐쇄적 속성으로 인해 북한 당국의 자발적 개선과 북한 주민의 아래로부터의 개선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은 유엔회원국이자 4대 국제인권조약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유엔인권기구의 공개적 개선을 통한 북한당국의 인식과 정책변화 유도가 유효한 개선전략이 될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판단에 따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유엔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또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중요한 행위자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과 협력을 강화해간다는 개선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2008년 8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인권문제가 명시된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인권정책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도 북한인권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인프라는 여전히 취약하다”며 “오히려 DJ(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통일부 내 북한인권 담당 팀이 있었지만 지금은 통일부 내에 이러한 부서도 없다. 북한인권문제를 정책적으로 총괄하는 시스템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럽연합(EU)과 북한과의 인권대화’에 대해 발표한 피에르 리굴로 프랑스 북한인권위원회 위원장은 “EU와 북한 간 인권대화는 생산성이 높지 않은 중국과의 인권대화에도 못 미칠 정도로 그 내용이 부실하다”며 대화 노력만으로는 북한의 인권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서유럽 국가들은 1970~1980년대 구소련 및 동유럽의 공산국가와 대화를 하더라도 그들의 붕괴 과정을 막지는 않았다”며 “그나마 유럽의 지식인들은 공산체제가 스스로의 불합리성과 무능력, 서방과의 경쟁에서의 낙오로 인해 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태훈 대한변협 북한인권소위원회 위원은 북한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ICC(국제형사재판소) 제소 실효성에 대해 “미국이 ICC 활동에 소극적이고, 설사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가 북한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한다고 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는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실현 가능성을 낮게 봤다.

또한 북한이 ICC 설립근거인 로마규정을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의 유엔 헌장 제7장에 의한 회부가 거의 유일한 방법이지만 그 사태가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판단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적용 기준이 분명치 않다. 다만 ICC는 유엔 안보리의 특별결의로 회원국이 아닌 수단의 바시르 대통령에 대해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ICC에 제소하는 과정에서 “그 수사와 소추 및 재판과정에서 드러나는 북한의 인권 참상에 대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전 세계인이 참혹한 북한의 인권상황을 깨닫고, 그 개선을 위한 방안 마련에 더욱 노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는 12월 처음 실시되는 북한인권에 대한 유엔인권이사회 UPR(국가별 정례인권검토) 등에서 정부뿐만 아니라 인권단체들이 유엔 안보리 관계자들에게 북한인권문제의 시급성과 중대성을 설득한다면 유엔 내부에서 북한인권문제를 안보리로 넘겨 법적, 강제적 절차인 ICC에 회부하자는 주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조태익 외교통상부 인권사회과장은 “북한 UPR 심의시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하에 UPR 검토 결과가 북한인권상황의 실질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