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G연습은 안보태세 바로잡는 기회”

이명박 정부가 18일 시작된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맞춰 북한의 군사적, 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강한 경비 태세를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지하별관에서 주재한 ‘을지 국무회의’에서 “남북관계에 있어 국지적 분쟁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철저한 대비태세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남쪽 사회를 이념적으로 분열시켜 국력이 모아지는 것을 방해하려는 (북한의) 시도도 계속될 것인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UFG는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기존의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에서 명칭을 바꿔 실시하는 첫 연습으로, 올해부터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하고 미군은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또한 UFG 연습에 맞춰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을지훈련’도 전국적으로 진행된다. ‘을지훈련’은 전국의 공무원과 국가기관이 참여하는 ‘국가위기종합연습’으로 지난 1968년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이번 훈련이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와 공직자의 기본적 의무라는 인식을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결코 형식적인 훈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예비역 장성들을 초청해 UFG 연습 현장을 참관하는 행사를 주관하기도 했다. 이상희 국방장관의 주관으로 열리는 ‘2008 예비역 장성 초청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현장 견학에는 백선엽 예비역 대장, 박세직 향군회장, 이종구 성우회장, 강영훈 전 총리 등 예비역 장성 830여명이 참석했다.

예비역 장성들은 연습 참관에 앞서는 최근 안보정세와 군의 대비태세, 국방 정책기조 및 현안 등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초청 행사는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하에서 안보 현안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으며 소원해졌던 국방부와 군(軍) 원로간의 관계 개선 노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이날 예비역 장성들 앞에서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시 즉각 대응해 현장에서 완전작전으로 종결하겠다”며 “(북한의) 도발 빌미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되, 도발의 징후를 포착할 시에는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전력을 투사해 도발을 억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우리 군의 모든 구성원들은 오늘밤 당장 전투가 개시되더라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출 것”이라며 “앞으로 법과 규정, 절차에 의해 움직이는 군대, 북한의 군사위협과 비군사적, 초국가적 위협 등 포괄적인 안보대비태세를 구현하는 군대, 네트워크 중심전(NCW)에 대비하는 군대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송대성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원은 “종전에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시절의 대북정책은 화해와 교류,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만을 얘기했지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는 부정했다”며 “북한의 위협이 엄연한 상황에서 안보역량이 필요한 것은 냉정한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화해협력을 통해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우리의 안보현실상) 안보역량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는 이를 냉정히 평가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자는 취지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한 “UFG 훈련은 전작권 환수에 대비해 한반도 안보가 우리의 힘으로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를 시험해보는 기회”라며 “군 통수권자가 당연히 거론해야 하는 이야기를 남북관계 경색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영섭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도 “명칭이 바뀌긴 했지만 UFG 훈련은 통상적인 훈련으로 이번에 특별히 강화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지난 정부 때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를 연기하는 등 뒷걸음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정부에서 이를 정상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시작된 UFL연습과 이명박 대통령, 이상희 국방장관의 발언을 두고 북한 및 국내 친북세력들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측에 대한 도발”이라며 “지금껏 민족 내부, 국민 내부의 이념 갈등을 최고조로 부추긴 것은 다름 아닌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UFG 연습에 대해 “한국군의 주도로 하는 첫 훈련이라고 의미 부여를 하고 있지만 북한을 상대로 하는 공격적 군사훈련임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주한미군의 영구주둔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우리 민족의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영구 냉전화 훈련은 중단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