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 관련 5대 논란..여진 증폭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합의사항을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기 미확정, 핵 우산과 관련한 ‘확장억제’에 대한 해석, 전략지침에 얽힌 진실 등 크게 5가지가 놓여있다.

◇ 전작권 전환시기 왜 특정 못했나 = 한미는 SCM에서 2009년 10월 15일에서 2012년 3월 15일 사이에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2009년 이양을 고집하는 미측과, 2012년을 적정시기로 판단하는 한국측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면서 ‘특정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두루뭉술하게 봉합하게 된 것이다.

국방부는 그러나 공동성명에 이런 식으로 시기를 명기한 것은 양측의 입장이 적절히 반영돼 사실상 ‘윈윈’한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10월 15일이나 3월 15일은 특별한 뜻이 담긴 것은 아니며 ‘분기'(分期)의 의미가 강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SCM에서 미측은 전환시기로 기존 입장에서 크게 후퇴해 2011년 10월 또는 2012년 1월을 제안, 우리측의 동의를 이끌어내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미측이 제시한 이 같은 시기가 애초 설정한 목표연도와 근사하기 때문에 수용할 수도 있는 처지였지만 끝까지 2012년 하반기를 요구했고 결국 미측의 입장을 고려해 2012년 3월 15일까지 후퇴했다는 것이 협상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협상에서 미측 고위 관계자는 “한국에 졌다”는 식으로 농을 건넬 정도로 합의사항에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 핵실험 사태라는 ‘소나기’를 일단 피해가자는 한미 양측의 입장이 맞아떨어져 특정시기를 정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 ‘확장억제’가 핵우산의 구체화 방안인가 = 한미는 SCM 공동성명에 핵우산 제공과 관련,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명기했다.

확장억제 개념에는 핵을 보유한 국가가 그렇지 못한 동맹국을 상대로 핵 사용 위협을 가할 경우 미국이 예방적 조치 차원에서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위협’까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핵우산이란 용어 자체가 모호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확장억제라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명시함으로써 사실상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재래식 무기 뿐 아니라 유사시 핵무기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국방부 관계자들도 이런 평가에 대체로 동의하면서 ‘핵우산 구체화’에 성공했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미국은 매우 신중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은 `확장억제’를 너무 확대 해석하지 말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은 서유럽에서 옛 소련의 확장을 저지한다는 차원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확장억제 개념을 처음 적용한 뒤 아직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대한(對韓) 방위공약 및 핵우산 제공 확약을 요구하는 한국측 입장을 수용해 이 개념을 채택했지만, 자칫 동북아시아지역에서 핵 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SCM 후 추가 브리핑에서 “이전보다 표현된 단어가 조심스럽게 선택됐다”며 “미 정부의 핵 정책에 관한 부분과 연관돼 있어 조심스럽게 선택됐다”고 말한 것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 ‘MCM 전략지침’ 진실은 = 제28차 군사위원회 회의(MCM)가 끝난 뒤 안기석 합참 전략기획부장은 ‘핵우산 제공 구체화 방안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오늘(18일.현지시간) MCM에서 연합사령관에게 지침을 주고 연합사령관이 이를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연히 핵우산 제공 구체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전략지침이 연합사령관에게 하달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0일(미국시간) “그것과 관련한 보도는 정확하지 않은 보도다. 보도를 보면 (벨 사령관이) 핵전략에 대해 계획을 짜거나 그런 종류의 일을 한다고 나와 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 벨 사령관이 조만간 기자들을 만나 설명할 것”이라고 부인했다.

권안도 정책홍보본부장도 같은 날 “한미 양국은 북핵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비 문제를 과제화해 군사위원회 의제로 계속 다뤄 나갈 것이다. 이런 사항을 합의한 것”이라며 “핵을 운용하는 것으로 비화한 데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안 부장은 “MCM에서 핵우산 보장을 위한 군사대비 방안을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순수한 군사적 논의, 즉 작전계획 보완, 대북 감시정찰,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의 발전대책을 논의했다. 핵을 핵으로 보복하는 것으로 오해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MCM에서 작계 수정 방안과 상호 연구팀 편성 방안 등이 포함된 전략지침이 논의됐고 MC(군사위원회) 의제로 협의됐다”며 “연합사령관도 즉각 이행토록 하겠다고 답변했으며 미 합참의장도 공감한다는 반응을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MCM에서 미국의 대한(對韓) 핵우산 제공 공약을 구체화하고 북한 핵실험 대응 방안 마련을 MCM의 신규 연구과제로 채택키로 하고 연합사령관에게 이를 이행토록 지시했는데 전략지침으로 잘못 해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 ‘MCM 전략지침’ 해명에 미측 압력 있었나 = MCM과 SCM에 참가한 우리측 관계자들은 미측의 협상태도에 문제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한 관계자는 “미측의 태도가 고압적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심지어는 SCM 참석차 미국에 도착한 우리 대표단 실무진들이 만남을 요구하자 ‘바쁘다’는 이유로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미측은 MCM이 종결된 후 ‘연합사령관에게 전략지침이 하달됐다’고 한국측이 일방적으로 발표한데 대해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SCM 직후 열린 양국 장관 합동기자회견이 끝나고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요청해 한국측 발표를 전면 부인한 것도 그런 맥락이라는 관측이다.

그래서 우리 군 관계자들이 애초 발표를 뒤집고 뒤늦은 해명성 브리핑을 한 것도 미국의 압력 때문이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미국의 압력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 럼즈펠드 ‘oh, really?’ 발언 의미는 =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20일 SCM이 종결된 직후 합동기자회견에서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의 설명에 묘한 답변을 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한국측이 핵우산 구체화를 요구했는데 왜 예년수준으로 표현되느냐’는 질문에 “그 같은 변화를 위한 어떤 제안을 들었다는 기억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는 “(기존과) 다른 언어 표현을 보지 못했다”며 통역과 취재진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처음 듣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오늘 SCM과 이틀전 열린 MCM에서 핵우산에 대해 여러 얘기를 나눴기 때문에 공동성명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 예년보다 좀 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부연설명을 했다.

그러자 럼즈펠드 장관은 윤 장관을 쳐다보고 웃으며 “oh, really?”(오, 정말)라며 농담인지 진담인지 헷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주는 사람은 모르고 있는 데 받는 사람은 이미 받았다고 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윤 장관은 즉각 “오늘 아침에 너무 많은 토픽을 다뤄 럼즈펠드 장관과 제가 컨퓨전(confusion.혼란스러운)한 것 같다”고 `사태’를 진화하기도 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이런 답변은 ‘확장억제’ 개념에 한국측이 의미를 부여하는 것과 다르게 ‘별다른 뜻이 없다’는 식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럼즈펠드 장관이 합동기자회견 때 ‘확장억제’라는 개념이 들어간 모두 발언을 했는데 통역요원이 이 말을 빼 먹어 윤 장관이 다시 럼즈펠드 장관에게 물어보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었다”고 일종의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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