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 참여확대 어떻게 되나

북한 핵실험 이후 미국 주도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에 대한 참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정부 내에 확산됨에 따라 향후 상당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의 핵실험 성공 여부가 최종 판명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핵무기 이전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는 우리 정부에도 PSI 참여 확대 여부에 관한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유엔 안보리가 준비 중인 결의안이 유엔 헌장 7장을 원용하는 한편 북한 핵무기 및 기술 이전을 차단하는 조치를 포함할 것으로 보여 우리 정부의 선택 여지가 좁아진 게 사실이다.

◇ PSI는 무엇인가 = PSI는 핵무기 등 WMD와 관련된 제품이나 부품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나 항공기를 직접 나포하고 수색할 수 있도록 한 미국 주도의 조치로, 현재 전세계 7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PSI에 옵서버 형식으로 간접 참여하고 있을 뿐 전면적으로 참여하지는 않고 있는 상태다.

2003년 6월 PSI 공식출범 이후 PSI에 일체 참여하지 않던 정부는 작년 연말 미 측이 요청한 PSI 8개 협력방안 중 한미 군사훈련에 WMD 차단훈련을 포함하는 방안과 PSI 활동전반에 대한 브리핑 청취, PSI 차단훈련에 관한 브리핑 청취, 역내 차단훈련 참관, 역외 차단훈련 참관 등 5가지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당시 PSI 정식참여와 역내 차단훈련시 물적지원, 역외 차단훈련시 물적지원 등에는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한반도 주변에서 북한의 WMD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검문 또는 나포 당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 정부가 개입할 경우 남북간 교전상황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과 정식 참여 자체만으로도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전면 동참에 부정적인 이유가 됐다.

PSI를 주도하는 미국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에 참여확대를 요구해오고 있긴 하지만 한국의 이 같은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서 PSI에 정식으로 참여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거세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10일 국내 언론과 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PSI 관련 협조가 더욱 확대되길 희망한다”면서 “조만간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이 방한하면 한국의 PSI(정식) 참가에 대한 협조 논의도 분명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11일 “PSI 참여는 유엔 안보리의 협의를 봐 가면서 정부의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이 10일 “PSI에 부분적으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사안별)로 하려 한다”고 말한 것이나 11일 정부 당국자가 “큰 틀에서 PSI 참여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언급한 것으로 미뤄 정부 안에서 PSI 참여 확대 불가피론은 세를 확대하는 느낌이다.

◇정부 입장 어떻게 정리될까 =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돼 각국이 어느 정도 조치를 취하라는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에 따라 참여 수준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PSI 참여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듯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이날 당내 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미국이 추진하는 PSI에 참여해선 안된다”며 “PSI는 현 상황에서 (북한) 선박 나포와 수색 과정의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PSI 정식 참여국이 되더라도 구체적인 훈련 등 관련 활동에 참가할지 여부는 참여국 재량인 만큼 참여를 확대하되 사안에 따라 예외를 두는 정도의 절충안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쪽이 정부 안에서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PSI 정식참여와 역내 차단 훈련시 물적지원, 역외 차단훈련 등 정부가 그동안 유보해왔던 활동에 원칙적으로는 참여를 선언하되 북한과의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참가하지 않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러나 현 상황이 국제적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국면이며 우리 정부가 이 같은 절충안을 선택하더라도 PSI 참여확대 자체가 북한을 자극해 한반도에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PSI에 불참하던 우리 정부가 작년 말 옵서버 형식으로 PSI에 협조키로 하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올 2월9일 담화에서 PSI를 “조선반도에 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도화선”이라며 우리 정부의 선택을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PSI 공식 발족(2003년 6월) 전인 2003년 3월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대변인 담화’에서 PSI에 따른 육.해.공 봉쇄를 육.해.공에서의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전협정 14~16항 위반으로 간주해 단호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전례로 미뤄 우리 정부가 PSI 참여를 확대하기로 결정할 경우 북한의 즉각적인 반발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런 점들 때문에 정부는 이미 천명한 `조율된 조치’의 기조에 따라 유엔 결의 내용과 국내 여론 등을 두루 감안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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