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 참여결정 어떻게 될까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확대 문제에 대해 막바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정부의 최종 선택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최근 이 문제를 두고 유명환(柳明桓) 외교부 제1차관과 강봉균(康奉均) 정책위의장 등 외교안보라인이 참여하는 당정 협의까지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청와대가 내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이런 예상은 PSI 참여확대 문제가 이미 정치쟁점으로 비화한 만큼 고도의 정치적 외교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선택지는 두 가지로 압축된 상태다.

PSI 정식 참여를 의미하는 ‘차단원칙’(interdiction principles) 승인을 하되 한반도 주변에서 벌어지는 PSI 활동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하는 것이 그 중 하나다.

또 다른 옵션은 북한의 반발을 살 수 있는 정식참여는 하지 않은 채 역외 훈련 및 활동에 인적.물적 지원을 하는 것이다.

두 방안의 공통 분모는 한반도 주변에서는 PSI 활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북한과의 무력충돌을 피한다는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서 상황 발생시 남북해운합의서에 따라 북한 선박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논리는 두 방안에 모두 적용된다.

이제 정부의 선택은 남북간 긴장 고조를 피해야 한다는 점과 동맹국인 미국과의 공조의지를 견고히 해야한다는 점을 놓고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갈라질 전망이다.

◇ 한미공조와 남북관계 사이에서 고민 = 우선 정식 참여를 하되 한반도에서의 활동은 하지 않는 방안은 지금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미국은 ‘PSI 개별 활동 참여 여부는 각국 재량에 달려있다’는 수사를 쓰면서 우리 정부가 일단 PSI에 정식참여함으로써 북핵 이전 방지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앞으로 재개될 6자회담에서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야 할 우리 정부로서는 PSI 정식참여를 마다할 경우 적지 않은 부담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식참여 찬성론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더욱이 최근 6자회담 재개 합의를 도출한 북.미.중 3자회동 국면에서 한국의 역할론이 도마위에 올랐던 만큼 미국과의 공조의지 확인 차원에서라도 정식참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우리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관련 다자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해 있어 각국과 WMD 관련 정보교류를 하고 있긴 하지만 북한이 사실상의 핵 보유국이 된 마당에 PSI 정식 참여국들 간의 정보교류에서 우리가 소외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WMD 수출을 사전에 통제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는 다자수출통제체제의 정보교류와 직면한 WMD 이전 위협을 ‘완력’으로 차단하는 PSI의 정보교류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정식참여를 하지 않고 참여 수준만 확대하는 방안은 정식 참여가 북한을 극도로 자극해 남북간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는 측면 때문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PSI의 핵심 타깃 국가 가운데 하나가 북한인 만큼 우리 정부의 참여는 단순히 참여국 수에서 하나를 더하는 측면을 넘어선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반도문제의 최대 당사자인 한국의 참여는 PSI 확대의 당위성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기에 참여국이 70여개에 머물고 있는 PSI의 세를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런 만큼 정식참여시 북한의 강한 반발은 불보듯 뻔해 보인다. 앞서 지난해 말 우리 정부가 옵서버 수준의 참여를 결정했을 때도 북측은 “반민족적 범죄행위”라면서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더욱이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기로 한 만큼 PSI 정식 참여를 통해 북한을 자극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정부가 7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후속조치 차원에서 식량 및 비료지원을 중단, 대북 지렛대를 상당부분 소진한 터라 PSI 정식참여로 북한과 충돌할 경우 향후 6자회담 진행 과정에서 우리 고유의 영향력이 더욱 위축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미 중간선거와 조지프 차관 방한이 변수될까 = 정부가 PSI 참여확대를 결정함에 있어서 11월7일 미국 중간선거와 7일께로 예정된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비확산 차관의 방한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실 PSI 참여문제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이행조치 보고시한(11월14일)과 무관하고 임박한 PSI 훈련 일정도 없기 때문에 서둘러 결정해야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북핵문제가 미 중간선거의 주요 이슈 중 하나가 된 터라 미 정부로서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중간선거 전에 한국으로부터 PSI 정식참여라는 선물을 받고 싶어할 것임은 짐작할 수 있다.

만약 정부가 PSI 정식 참여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 7일 이전에 발표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까지 고려할 사항과 거쳐야 할 과정이 일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당초 6자회담 준비를 위해 한.중.일 3국을 찾는 미 정부 방한단에 빠져 있던 조지프 차관이 갑자기 7일께 한국을 방문하게 된 것도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을 모은다.

PSI문제의 실무 총책임자 격인 조지프 차관이 당초 동북아 3국 중 한국만 방문지에서 제외했을 때만 해도 정부 안팎에서는 PSI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자율적인 결정에 영향을 주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서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우리 정부 당국자들도 “이미 미측이 PSI와 관련해 설명은 더 이상 필요없을 만큼 했다”고 조지프 차관이 한국을 찾지 않는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갑자기 조지프 차관이 방한키로 하면서 한국의 PSI 참여를 마지막으로 촉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낳고 있는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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