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 전면참여…“北 핵기술 국제적 통제가 중요”

정부가 개성공단 억류사태 등 남북관계 현안 때문에 미뤄왔던 대량살상무기확상방지구상(PSI) 전면참여를 26일 전격 발표했다. 전날 북한이 2차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 일환이다.

외교통상부 문태영 대변인은 이날 “정부는 대량파괴무기 및 미사일 확산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심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2009년 5월 26일자로 PSI원칙을 승인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北 핵·미사일기술 확산 차단 가능하나?=PSI는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나 항공기를 직접 나포·수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남한은 2005년 미국의 요청으로 PSI 협력방안 8개 분야중 역내·외 훈련의 참관단 파견, 브리핑 청취 등 옵서버 자격으로 가능한 5개 분야에만 참여했었다. 이번 전면참여로 인해 당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동참하지 않았던 ▲정식 참여 ▲역내 차단훈련 시 물적 지원 ▲역외 차단훈련 시 물적 지원 등에 참여하게 된다.

정부의 PSI 전면참여는 상징적 효과가 강하지만 실질적 효과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미 PSI가 작동중이고, 우리 정부도 한·미 군사훈련을 통해 WMD확산 방지 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PSI는 북한의 핵기술 발전을 지연시킬 수 있는 국제적인 통제 시스템”이라며 “이번 전면참여로 인해 북한의 WMD 확산 방지를 위해 우리도 적극 참여한다는 명분을 얻게 됐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이어 “핵무기(이란·파키스탄)나 대포동 미사일(구소련·중동) 개발은 북한 혼자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적인 통제가 중요했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면참여를 선언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즉,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제3국과의 협력을 통해 얻은 만큼 ‘핵탄두 소형화’나 미사일 통제기술의 첨단화를 제어하기 위해서도 PSI 가입을 통해 통제 정보를 공유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은 “실제 ‘남북해운합의서’가 작동하고 있고, 남북간 충돌도 우려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선박 검색도 강제할 수 없어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PSI 가입시기 적절했나?=정부는 지난달 5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이후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우려에 따라 PSI 전면참여 입장을 확정하고, 발표만 미뤄왔다. PSI전면참여가 북한을 자극해 억류중인 근로자 문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등 남북관계 현안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북한이 2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사회 전체가 애도의 분위기인데 핵실험을 강행해 찬물을 끼얹은 북한에 대한 국민 여론악화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윤 교수는 “지난 미사일 발사 때는 개성공단 문제로 인해 유연하게 접근했다고 볼 수 있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명분이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전면참여는 훨씬 이전에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로켓발사 직후 PSI 전면참여를 했어야 하는데 신중함을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반발 어떻게 대응하나=정부는 PSI가 기존 국내·국제법에 근거한 국가간 협력체이기 때문에 우리가 전면 참여한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남북해운합의서와 국제법에 따라 우리측 항로대를 다니거나 우리 쪽 항구에 정박한 북한 선박이 무기 또는 무기 부품을 수송하는 것으로 의심될 경우 해당 선박에 승선·검색함으로써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돼 있는 현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PSI에 전면 참여한다고 해서 공해를 다니는 북한 선박을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등의 초법적 조치를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은 PSI 전면참여를 대북 적대시 정책의 상징적 조치로 보는 입장이기 때문에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부가 이날 “PSI는 북한만을 겨냥한 조치가 아니며 남북관계와 직접 관련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도 북한의 반발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3월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남한 정부가 PSI에 참여한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 “즉시 단호한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빌미로 남북해운합의서 무효화 선언, 키리졸브 훈련 때와 마찬가지로 개성공단 통행 차단, 서해 군사분계선(NLL) 등의 국지적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북한의 반발을 고려하더라도 안할 수는 없다”며 “개성공단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커 보이고, 서해상의 국지적 도발도 우려되지만 ‘2차 핵실험’까지 한 상황에서 손 놓고 기다릴 순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반발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북한이기 때문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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