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 무엇이 쟁점인가…궁금증 풀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이 화두로 부상했다.

특히 북한 핵무기 이전 방지조치를 담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이 임박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안보리 결의를 PSI 참여확대의 준거로 삼기로 하면서 안보리 결의와 PSI의 상관관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의 자문을 구해 PSI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PSI의 목적은 = PSI는 상설기구가 아니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를 지지하는 국가들의 자발적 참여에 기초한 연합체로, 참여 국가간의 정보교환 등도 활동범위에 포함되지만 활동의 핵심은 필요할 때 의혹 화물 적재 선박에 대한 차단을 시행하는 실제 행동이다.

미국 주도로 2003년 출범한 PSI에는 현재 세계 70여 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PSI의 명시적 목적은 WMD 관련 의혹이 있는 화물을 적재한 항공기 및 선박을 탐색하고 불법무기 또는 이와 관련된 미사일을 압류하는데 있다. 항공기도 타깃이긴 하지만 주로 선박을 통한 해상 중심의 WMD 이동을 차단하는데 목표를 둔다.

미국은 2002년 12월 스커드 미사일 15기를 적재한 예멘행 북한 화물선 서산호를 공해상에서 스페인 해군의 협력으로 차단했다가 공해상의 정선.검색행위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부 국가의 항의 때문에 성과를 보지 못하자 이 같은 결점을 보완하자는 차원에서 PSI를 적극 추진했다.

◇PSI와 안보리 결의의 관계는 = 이번 안보리 결의안에 PSI란 단어는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PSI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핵무기 등 WMD 관련 기술과 제품의 북한내 유출입을 전면 봉쇄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결의안 초안에 담았다. PSI란 단어가 결의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초안의 내용이 PSI가 추구하는 바를 그대로 담고 있는 것이다.

PSI는 WMD 이전을 막겠다는 미국의 취지에 공감, 동참키로 한 나라들간의 합의에 따른 연합체와 그 연합체의 WMD 차단활동을 의미하는 반면 안보리 결의는 그 자체로 국제법적 성격을 지닌다.

때문에 미국의 초안대로 안보리 결의가 채택될 경우 미국은 사실상 현재 70여 개국으로 파악되고 있는 PSI 참여국을 192개 유엔 회원국 전체로 늘이게 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유엔 결의가 정부 방침의 준거가 되는 이유는 = 청와대는 12일 PSI 참여 범위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가 정부 방침의 준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가 PSI 참여 확대로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안보리 결의가 요구하는 북핵 이전 방지조치를 취하려면 그 문제를 직접 다루는 틀인 PSI에 참여하는 것이 합리적인 수순이라는 주장은 가능해 보인다.

이 같은 주장에는 북한 핵실험 후 우리 정부가 동맹국 미국이 주도하는 PSI에 참여하지 않을 명분이 약해진 현실도 감안됐다.

결국 안보리 결의가 유엔 회원국에 준수 의무를 부여하는 헌장 7장을 원용하느냐, 내용이 어느 정도의 조치를 담고 있느냐, 또 결의문이 그 조치의 이행을 `요구'(demand)하느냐, 아니면 그 보다 낮은 `촉구'(call upon)를 하느냐에 따라 정부의 PSI 참여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PSI의 활동과 한계 = PSI의 목적은 WMD의 이전을 내해.영해.공해 상을 가리지 않고 차단하자는 것이다.

PSI 참여국들은 2003년 9월 제3차 회의에서 내해.영해.공해 상에서 WND 관련 물자를 운송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참여국 국적선박에 대한 승선.탐색 및 화물압류 등을 구체적 행동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문제가 있는 선박이 PSI 참여국의 항구에 정박할 경우 해당 참여국은 관할권을 발동해 선박을 검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내해.영해.공해상에서의 전면적인 WMD 이전 차단을 도모하는 PSI의 특성상 공해상 항해자유 원칙과 영해에서의 `무해통항권'(군사, 환경오염 등 측면에서 연안국에 해를 끼치지 않는 항해를 할 수 있는 권리) 등 국제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런 한계를 일부 극복하기 위해 미국은 라이베리아 등 10여 개국과 공해상에서 의혹 선박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양자간 승선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라 만일 북한이 라이베리아 국적 선박을 이용해 WMD 이전을 시도한다고 할때 라이베리아는 문제 선박이 비록 공해를 지나고 있더라도 자국이 직접 공권력을 행사하거나 미 당국자로 하여금 선박에 승선토록 할 수 있다. 공해상이라도 특정 선박에 대한 국적국가의 배타적 관할권이 보장되는 기국주의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PSI 참여확대의 의미는 = PSI 참여를 확대 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북한 WMD를 실은 선박을 우리가 검색하고, 그 과정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식의 `시나리오’가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라는게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2003년 6월 PSI 공식출범 이후 PSI에 참여하지 않던 정부는 작년 연말 미 측이 요청한 PSI 8개 협력방안 중 한미 군사훈련에 WMD 차단훈련을 포함하는 방안과 PSI 활동 전반에 대한 브리핑 청취, PSI 차단훈련에 관한 브리핑 청취, 역내 차단훈련 참관, 역외 차단훈련 참관 등 5가지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정식 참여는 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일부 활동에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당시 PSI 정식참여와 역내 및 역외 차단훈련시 물적지원 등 3가지 핵심 사항에 대해서는 참가를 거부했다.

따라서 이번에 PSI 참여를 확대하더라도 정식 참여는 하지 않은 채 역내외 차단훈련시 물적지원을 하는 선에 머물 수도 있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또 PSI에 정식 참여하더라도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참여국들이 선별적으로 행동에 가담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기할 부분이다. 예를 들어 북 선박에 모종의 직접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상황이 생기더라도 이에 가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을 자극하는 이유는 = 북한을 핵심 타깃으로 삼는 PSI에 정식 참여하는 것 자체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북한이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아무 거리낄 것이 없을 것이란 점을 차치하고 참여 자체가 갖는 정치적 의미가 강하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PSI 정식참여를 유보해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실제로 PSI에 불참하던 우리 정부가 작년 말 옵서버 형식으로 PSI에 협조키로 하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올 2월9일 담화에서 PSI를 “조선반도에 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도화선”이라며 우리 정부의 선택을 “반민족적 범죄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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