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와 `남북해운합의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가 채택됨에 따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의 활동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 당국자가 15일 “남북해운합의서가 (우리가 취할 조치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안보리 결의 8조 f항은 ‘모든 회원국들은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핵 및 화생방 무기의 밀거래와 이의 전달수단 및 물질을 막기 위해 안보리 결의가 이행될 수 있도록 북한으로부터의 화물 검색 등 필요한 협력조치를 취하도록 요청(call upon)한다’고 적시했다.

이는 곧 해상과 공중에서의 대량살상무기(WMD) 이전 차단을 목적으로, 국가간 협력을 통해 WMD 운반이 의심되는 선박.항공기 등을 검색하자는 PSI의 취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에 따라 참관자 수준의 비공식 참여만 하고 있는 우리 정부가 PSI에 정식 참여하거나 참여의 수준을 높일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이번 결의가 PSI와 직접 연관은 없다고 본다”고 선을 그은 뒤 “우리는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여러 비확산 노력에 적극 참여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PSI와 별도로 우리 정부가 ‘남북해운합의서’라는 강력한 장치를 갖추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결의에 따라 화물검색 문제와 관련, 추가로 취할 조치가 없다”면서 “우리의 경우 남북해운합의서에 이번 결의가 요구하는 조치를 이미 담고 있다”고 밝히고 “북한과 이런 합의를 한 나라가 우리 말고는 없다”고 했다.

남북해운합의서는 2004년 5월28일 당시 정세현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북한 내각책임참사간에 가서명된 것으로, 합의서 15개 조문과 부속합의서 7개 조문으로 구성돼 있다.

2001년 6월2~5일 북한 상선 3척이 제주해협을 무단 통과하면서 남북간 해운협력 문제가 쟁점으로 등장한 뒤 약 3년간 협의를 거쳐 합의돼 2005년 8월 발효됐다.

부속합의서에는 ‘남북은 상대 측 해역을 항행할때 무기 또는 무기부품 수송을 하지 말도록 한다’(2조6항), ‘남북은 상대측 선박이 통신검색에 응하지 않거나 항로대 무단이탈, 위법행위 후 도주 등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될 때는 해당 선박을 정지시킨 뒤 승선.검색해 위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2조8항)고 명시돼 있다.

또 ‘남북은 합의서 위반사실이 확인된 경우 해당 선박에 대해 주의환기 및 시정조치와 관할 해역 밖으로 나가도록 할 수 있으며 해당 선박은 이에 응해야 한다’(2조9항)는 규정도 있다.

결국 이 같은 법적 장치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안보리 결의로 인해 우리 정부가 새롭게 취할 조치는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는 결국 PSI 참여는 우리 정부의 의무사항이 아니며 ‘옵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PSI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남북해운합의서’를 잘 준수하기만 하면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PSI 참여에 대해서는 관련국들의 추이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해 PSI 정식 참여 또는 확대참여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이 정해지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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