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I는 논의하지 않았다”..정부 속내는

한미 양국의 군축담당 고위급 협의가 끝난 7일 오후 외교부 당국자가 협의에서 “PSI(확산방지구상)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단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협의에 미측 대표로 참석한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은 미국내에서 대표적인 강경파로 소문나 있고 특히 PSI 문제의 실질적 책임자다.

그래서 그의 방한 여부가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한때 오지 않는다고 알려졌으나 일정을 조정한 끝에 결국 서울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9일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확고한 압박전략의 일환으로 미측이 한국의 PSI 참여를 요구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이미 지난달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방한해 이 문제에 대해 ’한국측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터다.

따라서 조지프 차관의 서울행은 우리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그리고 이에 대해 미국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그러나 당국자는 “주로 안보리 결의 1718호 이행과 관련된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이란 핵문제.핵확산방지조약(NPT) 등 국제 비확산체제의 장래와 관련된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PSI는 논의 대상에서 빠졌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의미있는 내용’을 설명했다. “안보리 결의에 나오는 화물 검색과 관련, 우리는 남북해운 합의서를 활용한다는 입장을 이야기했고 합의서 조항들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힌 것이다.

이 때문에 PSI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미측에 전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즉, WMD를 실은 채 각국 영해로 들어오는 북한 선박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한 안보리 결의 1718호 내용은 남북해운합의서를 통해 이행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선박 검색과 관련해 의무적으로 새롭게 도입해야할 조치는 없음을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이 당국자는 또 ‘한반도 주변해역에서는 남북해운합의서로 화물을 검색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우리 기본입장”이라고 답했다.

이 당국자가 후에 “주변해역이 아닌 남북해운합의서에 지정된 항로를 지나가는 북한 선박을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정정하긴 했지만 우리 정부가 이날 한반도 주변에서 PSI 활동을 함으로써 남북간 국지적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미측에 설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일단 조지프 차관과의 협의에서 PSI 참여확대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은 구체적으로 표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PSI에 정식 참여를 하건, 참여 수위만 높이는 쪽을 택하건 한반도 주변에서 PSI 활동은 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미측에 넌지시 던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의 또 다른 당국자는 “PSI 문제에 대한 결정은 국제사회와의 공조는 물론 한반도 내부의 상황 등을 두루 감안한 뒤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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