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자본주의 꿈에 부푼 개성공단”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YT)가 21일자 경제면에 북한의 개성공단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기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NYT는 삼엄한 경비로 북한의 다른 지역과 분리된 개성공단이 20년전 중국의 자유시장 기적을 선도했던 선전(심천) 경제특구와 마찬가지로 북한을 개방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면서, 개성공단의 현황과 미래 가치를 진단했다.

신문은 현대아산이 이 공단을 12년내에 고층 아파트와 호텔, 인공호수, 3개의 골프코스를 가진 미니도시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그 때가 되면 개성공단에는 2000개의 공장이 들어서 북한 근로자 35만명이 일하게 될 것이며, 연간 200억달러 어치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지난 상반기 동안 개성공단은 전체 남.북한 교역량(8억8천100만달러)의 42%를 차지하고 있다는 통일부 자료를 인용하면서, 미국 역시 북한의 핵 문제가 일단락되면 제재조치를 완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내 수입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어 한국과 외국의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대부분 한국의 소규모 기업들이 싼 인건비를 찾아 입주해 있고, 외국 기업은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인 프레틀 그룹이 유일하지만 2개의 중국기업이 곧 공장을 가동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공단에 입주해 있는 SJ 테크의 유창근 사장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공단에 왔을 때 대부분의 북한 근로자들은 컴퓨터를 본적이 없어 종이에 키보드를 그려서 이들을 가르쳤는데 지금은 430명의 직원들이 남한 감독이 없이도 공장을 꾸려나갈 정도”라며 “흡수력이 스펀지 같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한국 근로자들에게 월 2000달러를 줘야할 임금을 75달러에 해결하고 있다면서 “만일 이 곳에 오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이다. 이 곳의 미래를 믿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일부 비판론자들은 개성공단의 자금이 궁극적으로는 북한 지도자 김정일의 낭비벽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의 핵야망을 위한 자금원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또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후 남북 관계가 경색됐고, 지난 7월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금강산 관광도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 접촉의 증가는 미미하긴 해도 북한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고, 이로 인해 일부 비판론자들도 포용정책을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과거 한국정부의 포용정책을 비판해왔던 국민대학의 북한 역사학자인 안드레이 란코프는 “일상생활에서 남북한이 상호교류를 할 수 있어야 북한이 자신들의 선전이 잘못된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