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美 양보 불구 미신고 핵시설 검증 등 난관 예상”

미국 정부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지만 핵 의심시설 접근 문제 등 민감한 이슈는 뒤로 미뤄 향후 북핵 검증이 진전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인터넷판에서 미국이 북한과 핵 검증 방식에 합의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키로 발표한 것을 전하면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이 신고된 모든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접근을 허용하는 것에 합의한 이번 협상은 거의 파국 위기에까지 이르렀던 북핵 협상을 살려내는 것이자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주요 외교적 성과 중 하나를 구해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북미간의 협상은 북한이 다른 핵무기 시설을 숨기고 있다고 국제 전문가들이 의심을 할 때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의심시설 검증이라는 가장 민감한 문제에서는 한발짝 뺐다.

이번 합의는 신고되지 않은 시설에 대해서는 상호 동의에 의해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미 정부의 양보가 불가피했을 수도 있지만 이런 양보가 앞으로도 난관을 가져올 것이 확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검증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리 세이모어 미 외교협회(CFR) 부회장은 이번 협상을 미 정부가 현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과 모호한 협상을 한 점 때문에 북핵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시절이 또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핵 의심시설 접근 문제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검증 전문가들이 핵물질 관련 시료를 북한 외부의 시설로 반출해 검증하는 것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중요한 문제도 미국과 북한 측이 얼버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역시 앞으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북미는 검증에서 과학적인 절차의 이용에 관해서도 합의를 했다. 그러나 북한은 시료의 테스트를 북한 내에서 하고 미국에 이를 위한 시설을 북한내에 건설해줄 것까지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 정부는 이를 북한 외부로 반출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지금까지 북한과의 모든 합의는 항상 어떤 모호성을 포함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다음 단계 협상을 위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는 했다”면서 “항상 2보 전진을 하면 1보 후퇴를 했었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시료 채취가 외부로 반출, 분석돼야 한다는 점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북한과 협의했었다”면서 미신고 시설에 대한 검증 문제에 관해서는 향후 이견을 불러올 수 있음을 인정했다.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 대사는 부시 행정부가 가장 곤란한 이슈들을 ‘차버렸다’면서 “이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외의 모든 것에 대해서는 거부권을 갖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번 협상은 북한의 확실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번 협상과 관련,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정부 안팎의 비판과 싸워야 했다면서라이스 장관이 지난주에 부시 대통령에게 이것이 남은 임기에 얻을 수 있는 최선책임을 설득했으나 10일까지도 확정이 되지 않았었다며 테러지원국 해제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소개했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협상에 대한 내부 검토 과정을 ‘구사일생’으로 묘사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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