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對北협상 지름길은 없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팀에게 내주 초 재처리시설에 핵물질을 투입하겠다고 통보하고, 검증팀의 재처리시설 접근을 금지하면서, 조지 부시 행정부의 가장 의미있는 외교적 성과로 묘사됐던 대북 외교가 곤경에 처해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1면에 보도했다.

신문은 유엔총회에 참석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24일 “북한의 행동은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며 어렵사리 얻은 지난 6월 북한과의 합의를 지키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북한은 대화 재개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측의 이 같은 행동으로 말미암아 상황은 몇 달 전으로 되돌아가 버렸고, 차기 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될 때까지는 해결을 위한 시간이 거의 없게 됐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 고위 관리는 NYT에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벼랑끝 전술’을 벌이는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그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으며, 이 또한 그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신문은 북한의 조치가 대북 강경론자들에게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지난 몇 주간 북한이 취한 단계적 조치들을 보면 북한은 핵 합의로 약속받은 자신들의 안전보장과 재정적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매우 공을 들여 합의를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6월 영변 냉각탑 폭파 및 신고서 제출 등의 약속을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가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찰스 프리처드 전 미 국무부 대북특사는 “북한 관점에서는 자신들이 아무 것도 얻지 못한 채 포기한 것들을 되찾으려는 것”이라며 “이것은 벼랑끝 전술 이상의 심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이 핵물질 생산을 재개할 경우, 이는 부시 행정부 들어 두 번째다. 지난 2003년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전쟁 준비에 몰입하고 있을 당시 핵 프로그램을 재개했던 북한은 금융위기 사태 와중에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특히 이번의 경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까지 겹치면서 문제가 복잡해 지고 있다.
북한내 강경파들이 김 위원장 와병중에도 지도력 위기가 없음을 시위하기 위해 이 같은 강경책을 구사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관리들은 북한이 검증팀의 접근만 막고 있을 뿐 이들을 추방하지 않았음을 지적하면서, 아직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는 의견들이 많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우리는 긴장된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의 조치에 대해 즉각적인 보복을 취할 가능성도 그리 높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행정부가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고, 아직까지 관리들은 대북 중유 제공 중단 여부도 결정하지 않았다.

드렉 미첼 국제전략연구소(CSIS) 연구원은 “어떤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정치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시 행정부의 잔여 임기 동안에 북한과 어떤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많은 것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들은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동결시켜왔다”면서 “이것(비핵화 협상)은 단계적인 것이며, `행동 대 행동’일 뿐 지름길은 없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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