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 개편 방향과 이종석 거취 전망

고영구(高泳耉) 국정원장 교체를 계기로 정부 외교안보팀의 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 국정원장에 권진호(權鎭鎬)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외교안보정책을 통할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을 겸하고 있는 안보보좌관 후임 인사도 불가피하다.

아울러 후임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종석(李鍾奭) NSC 사무차장이 승진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 국정원장 교체가 자연스럽게 NSC 라인의 재정비로 연결될 전망이다.

통일외교팀장인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이나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장관의 거취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들어 NSC는 과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기능까지 실질적으로 포괄하고 북핵문제, 한미관계, 정상회담 등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정부 외교안보정책의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왔다.

이때문에 북한의 6자회담 불참에 따른 북핵문제의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한미동맹 재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한미동맹 균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NSC 라인의 개편은 적지않은 의미를 내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종석 사무차장의 안보보좌관 승진 기용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청와대내 기류는 주목되는 대목이다.

최근 이 차장이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문제과 관련, 그가 주도한 한미협상에 대한 일부의 문제제기로 청와대내 ‘청문 조사’를 받은 것을 계기로 교체설도 나돌던 상황인 터라 예상밖의 승진 기용이라는 시선도 있다.

더욱이 ‘자주외교’ 노선의 브레인으로 알려진 이 차장이 ‘한미동맹 균열논란’의 진앙이라는 비판론자들의 지적들이 있었던 것도 이런 해석과 맥을 같이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 “이 차장의 거취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경질’은 아니며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차장이 안보보좌관으로 승진될 경우 NSC 사무처장을 겸하면서 NSC의 실질적인 지휘자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승진 모양새만 띠는 인사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실질적으로 외교안보정책 실무사령탑 역할을 해온 이 차장에게 그 역할에 걸맞은 ‘자리’를 부여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즉, NSC 사무처장을 겸해온 권진호 안보보좌관은 현안에 대한 대통령을 보좌하는 직무에 충실했고, NSC를 통할하는 역할은 ‘하급자’인 이 차장에게 사실상 맡겨왔다면, ‘이종석 안보보좌관’ 체제에서는 안보보좌관이 NSC까지 실질적으로 통할하는역할도 맡게되는 쪽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것.

대미(對美)관계에서 이 차장의 카운터파트도 기존의 잭 크라우치 백악관 NSC 부보좌관에서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격상된다.

양측 NSC 실무사령탑간에 허심탄회한 의견교환으로 최근 한미간에 빚어진 ‘오해’를 책임있게 풀고 한미동맹의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적극적인 포석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최근 이 차장에 대한 청와대 ‘조사’로 그의 입지가 축소됐다고 보는 것은 틀린 해석”이라며 “오히려 이 차장을 둘러싼 일련의 문제 제기들이 해소되는 자리였다. 이 차장만큼 실력있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차장의 안보보좌관 승진 기용설을 ‘상수’로 보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안보보좌관 인사는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절차가 끝난 후인 6월말이나 7월께에 있을텐데 그동안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인사를 단정할 수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미정상회담(11일), 한일정상회담(20일 잠정), 남북장관급회담(21~24일) 등 대형 일정이 줄줄이 있고, 북핵 사태의 진전 방향 등에 따라 외교안보팀 수술에 대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구상이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이종석 독주’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도 없지 않아 앞으로 한 달여 동안 외교안보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여권내 의견 조율도 외교안보팀 개편 방향을 규정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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