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 위반 대북제재 가능한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가 오는 2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계속된다.

올해로 7번째를 맞는 이번 평가회의에서는 핵군축, 핵비확산,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기본 의제와 함께 북한의 NPT 탈퇴와 핵보유 선언이 중점 논의될 전망이다.

북한은 1993년 3월과 2003년 1월 두 차례 NPT 탈퇴를 선언한 뒤 올해 2월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것은 NPT를 중심으로 한 ’핵 제도권’에 커다란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북한은 NPT 가입 후 탈퇴한 유일한 국가로서 NPT 체제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핵비확산을 바라는 국제사회에 골치 아픈 숙제를 던져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은 최근 북한의 핵무기 선언 이후 보다 강경한 정책을 구사하고 있어 이번 평가회의가 미국의 대북제재 움직임에 힘을 실을지 주목된다.

먼저 북한이 NPT 규정에 여전히 구속되는지 자체가 논란거리다.
북한은 1985년 12월 12일 NPT에 가입했으나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대북 특별사찰과 한ㆍ미 팀스피리트 훈련에 반발해 3월 12일 탈퇴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북한은 “나라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조치”로 탈퇴를 선언했는데 이는 NPT 제10조 1항의 “당사국은 주권을 행사함에 있어 자국의 최고 이익(supreme interests)을 위태롭게 할 때 탈퇴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탈퇴 조항에 근거했다.

북한은 그러나 이 통고가 효력을 발생하기 직전, 같은해 6월 11일 미국과 공동성명을 내고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기간 만큼, NPT 탈퇴 효력을 임시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2차 핵위기가 불거지면서 2003년 1월 성명을 통해 “NPT로부터 탈퇴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담보협정(핵 안전협정)의 구속에서 완전히 벗어난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로써 1993년 ’임시 효력정지’ 약속이 효력을 잃고 자동으로 NPT의 구속에서 벗어났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미국과 IAEA는 북한이 탈퇴 3개월 전 회원국과 유엔 안보리에 통고하는 절차를 밟지 않았고 이후 안보리의 결정도 없었다며 NPT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탈퇴 절차에도 문제가 없고 북한은 이미 NPT에서 탈퇴했다고 보고 있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 교수는 “북한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NPT 체제가 주권을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실제 기존 핵보유국들은 핵을 평화적 목적으로 전용하지 않고 오히려 핵무기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미국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고 공공연히 선제공격을 시사하는 등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NPT의 기본 정신에 따른 비핵국에 대한 소극적 안전보장, 핵무기 감축, 평화적 핵 이용 보장 등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NPT를 국제법적 관점에서만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김태우 국방연구원 군비통제연구실장은 “북한의 탈퇴에는 절차상 하자가 없지만 NPT에는 전세계 18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일종의 국제질서로 파악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국제질서를 위반했다는 시각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평가회의가 대북제재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평가회의에서는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로 드러난 NPT 체제의 취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조약에도 탈퇴에 대한 제재규정이 없어 대북 결의안이 나오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현실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핵문제를 넘기는 방법이 가능하겠지만 제재 결의와 실행에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NPT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안보리를 통한 제재를 가동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북한이 핵실험 등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기 전까지 국제사회의 결의는 어렵다”며 “미국은 당분간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실장은 “대북 제재안이 안보리에 넘어가더라도 중국이 결의안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라며 “미국은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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