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회의 합의도출 실패…’무용론’ 고조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가 주요 현안에 대한 회원국들의 첨예한 견해차로 결국 합의문을 채택하는데 실패, ’NPT 무용론’이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2일 개막된 NPT 평가회의는 27일(현지시간) 폐막과 함께 NPT 체제의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북한ㆍ이란 핵문제에 대한 이견 및 핵 보유국과 핵 비보유국간 견해차로 합의문 도출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유엔의 한 소식통이 26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주요 쟁점에 대한 회원국들의 첨예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아 합의문 채택은 사실상 무산됐다”면서 “이에 따라 회의 내용을 단순 정리한 의장성명을 내기로 하고 이에 대한 문안을 정리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의장성명에 포함될 내용과 관련, “논란의 소지가 없는 극히 원론적인 수준의 내용 밖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고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5년에 한번씩 전체 회원국 대표들이 만나 개최하는 NPT 평가회의가 북한 등 NPT 탈퇴국에 대한 제재조치는 물론, NPT 체제의 강화나 유지에 도움이 되는 어떠한 합의도 도출해 내지 못함에 따라 핵 보유국과 비보유국간 갈등이 표면화되며 NPT 무용론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회원국들은 회의 개막 이후 의제 설정도 못하다 10여일 만에 3개 위원회를 구성, ▲핵군축 ▲핵비확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 3개 의제에 대한 분야별 합의 도출을 시도했으나 참여국간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 협상을 포기했다.

특히 미국은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스스로 의심스러운 장소를 점검할 수 있도록 IAEA의 사찰 기능을 강화하고 민감한 핵관련 시설에 대한 수출을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란과 이집트 등이 격렬히 반대,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북한 핵문제 역시 한ㆍ미ㆍ일 3국은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고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중국은 이런 표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핵비보유국들은 핵보유국들이 핵무기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조약 등 문서로 확약할 것을 요구했으나, 핵보유국들은 NPT 의무를 잘 준수하는 국가만이 안전보장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반박,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또 미국은 NPT 탈퇴국에 대해서는 핵관련 물자를 반환하고 관련 기기를 폐기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비동맹국가들은 미국 등 핵보유국들이 먼저 군축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NPT 체제가 지난 1970년 발효된 이후 35년만에 이처럼 위기 국면을 맞게된 것은 핵보유국과 비보유국간 이해관계가 근본적으로 일치할 수 없다는 내재적 한계에도 원인이 있지만 미국 등 핵보유국들의 포용력과 지도력 부족에도 기인한다는 비판론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특히 NPT 체제가 더이상 핵확산 억제에 기여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 만큼, 이제 더이상 NPT에 얽매이지 말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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