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항명으로 비칠라”..軍 신중한 모습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는 식으로 발언한 것과 관련, 군 관계자들은 12일 극도로 반응을 자제하면서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서해 NLL의 지위에 대해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을 두고 섣불리 토를 달았다가는 자칫 ’항명’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장수(金章洙) 국방장관도 전날 외부 회의를 마치고 저녁 늦게 청사 집무실로 복귀, 국방부의 주요 정책라인을 소집해 구술회의를 가졌으나 특별히 주목할 만한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김 장관에게 여야 정당 대표 및 원내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노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 내용과 인터넷에 오른 언론의 기사 내용 등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12일 오전 청사에 출근하면서 일부 기자들의 질문에 “TV를 보고 알았다”라는 말 외에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평소 기자 질문에 조크를 던지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어서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군내 기류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군 관계자들은 NLL의 지위와 관련, 1953년 8월 유엔군사령관이 정전협정에 위반하거나 전혀 근거없는 경계선을 일방적으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정전협정 체결 당시 육상경계선은 쉽게 합의를 했던 북한군과 유엔군측이 해상경계선 설정을 놓고 심각한 견해 차이로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한 사항을 현실적인 필요에 따라 재규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NLL은 비록 정전회담에서 합의된 선은 아니지만 정전협정의 이행과정에서 무력충돌 방지와 정전체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설정한 것으로, 정전협정의 근본취지에 부합한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NLL은 경계획정에 관한 일반적인 관행인 유엔해양법협약상의 중간선 원칙을 충실히 지키면서 설정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해 5도와 북한지역 사이의 대략적인 중간점을 좌표로 설정해 이를 연결한 선으로 국제법상으로도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가 발간한 ’북방한계선에 관한 입장’이란 책자에는 “유엔해양법협약상 당사자간 별도 합의가 없는 한 해상경계선은 중간선 내지는 등거리선을 적용하기 때문에 서해 5도 근해의 남북한 수역 폭을 고려한다면 그 중간선을 택한 것은 국제법상으로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책자는 “NLL이 무시되면 남북 모두 자신들의 영해 또는 관할수역이라고 주장하는 지역에 대한 상대방의 침범을 허용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이 책자는 “정전회담 당시 해군력이 미미했던 북한에게는 NLL이 더 없이 고마운 선이었다”며 “북한으로서는 NLL이 울타리 역할을 한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유엔군의 간접보호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1959년 11월 3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사가 발간한 ’조선중앙년(연)감’(국내판)에는 서해 NLL을 해상경계선으로 표기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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