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문제, 공동어로수역 설치로 풀어야”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는 무조건 논의를 피할 것이 아니라 남북 경제협력 차원에서 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해 평화통일 때까지 잠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부총장이 23일 주장했다.

이 부총장은 이날 북한법연구회의 월례발표회에 앞서 배포한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법제 정비를 위한 제언’ 제하의 주제발표문에서 “평화공존 시대로 넘어가는 시기인 만큼 냉전 당시 억지로 우겼던, 사실이 아닌 것들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NLL의 설정 배경에 대해 “당시 우세한 해군력을 동원한 이승만 박사의 북진공격을 두려워한 유엔사가 남측 해군력의 북진 한계를 내부적으로 규제할 필요에서, 클라크 유엔군 총사령관이 1953년8월30일 일방적으로 NLL을 내부적 작전규칙의 일환으로 해군에만 전달하고 북측에 정식 통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전협정에 해상분계선이 규정되지 못했기때문에 “NLL은 분명히 정전협정상 근거가 없다”며 “NLL은 (유엔사가)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차단하기 위한 작전규칙으로, 영해개념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1991년의 “남북기본합의서에도 해상군사분계선은 계속 협의한다고 해 놓고 미결로 남아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남북기본합의서 2장(불가침)의 부속합의서 10조는 ‘남과 북의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해상 불가침구역은 해상 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에 대한 해석에서, 체결 당시에도 “남측은 ‘구역’에 NLL을 포함시키려 했고, 북측은 ‘구역’ 대신 ‘지역’으로 주장해 해상경계선을 제외시키려 했다”며 “남북한의 군사적 경계선이 되기 위한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하여 온 구역’이란 `쌍방이 합의하고 동의한 구역’이어야 남북 양측에 경계선으로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이 부총장은 주장했다.

북한이 20년이상 묵시적으로 NLL을 인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부총장은 “1957년 초부터 북한 경비정이 5개 도서의 연안을 순시하기 시작했고 종종 한국 어선을 나포해 갔다”며 “북한이 NLL을 묵시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것은 법적 의미가 희박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유엔사조차도 북한의 NLL 월선을 영해침범이라고 하지 않았고, 서해 5개 도서 3해리 밖의 수역을 ‘공해’라고, 3해리 안의 수역을 ‘인근수역’이라고 했고, 미 국무부도 NLL 통과를 영해침범으로 보지 않고 있다”며 “1996년 7월17일 이양호 국방장관도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 답변에서 북방한계선은 정전협정과는 무관하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NLL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없는 한 매년 6월이면 한국어선의 (꽃게잡이를 위한) 월선의 오랜 관행이 반복되고 그때마다 무력충돌이 발발할 것”이라며 “남북은 잠정적으로 평화통일 시점까지 서해5도 주변의 3해리를 연안수역으로 인정하고 나머지 수역을 ‘꽃게잡이 공동어로 수역’으로 지정하는 경협 차원의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평도 어민들도 이것을 매우 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2차 정상회담에서 NLL 문제는 가능한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넘기고 경협이나 이산가족을 포함한 인도적 문제와 군사적 신뢰구축 문제 등 민족 공동이익에 관련된 쉬운 사안을 전향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외에도 “남북기본합의서는 특수한 관계를 규정한 조약으로, 국제법상 남북을 구속하며 국내법상 법률과 동등한 효력을 갖는다”며 “2차 정상회담 이후에는 우선적으로 국회 동의절차를 서둘러야 하고 유엔 사무국에 등록해 국내.외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해 및 불가침.교류협력을 골자로 한 남북기본합의서는 1991년 12월 13일 서울에서 열린 제5차 고위급회담에서 채택됐으며, 북측은 합의 직후 최고인민회의 의결 절차를 거쳤으나 남측은 아직 국회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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