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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가 19일(현지시간)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인권특사를 임명하면서 국내에서도 북한인권특사의 향후 활동을 놓고 반응이 뜨겁다.
김문수 의원을 비롯한 북한인권 관련입법을 준비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과 북한인권 단체, 탈북자 단체들은 크게 환영하는 반면, 정부를 비롯한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은 그다지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에서 북한인권특사 발표가 있은 직후 정부 관계자는 “발표 시점이 우리 시간으로 토요일이라 특별히 논의된 사항은 없다”면서 “이미 예상된 일이고 부시 행정부의 관심사가 아니냐”고 짧게 언급했다.
국회에 북한인권법안을 제출한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레프코위츠 신임 특사는 부시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사이인 만큼 적극적인 정책 수립과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권특사 임명이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인권법에 명시된 활동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북한 인권법 관련 예산이 의회에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기에 활동 예산을 편성해 의회 승인을 요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북한인권법 반대가 당론”
열린우리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6자회담이 현안인 만큼 관계국들이 북핵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핵문제 해결이 평화정착과 북한의 변화를 위한 기초가 될 것으로 본다”고 짧게 언급했다.
민주노동당 대변인실 관계자는 북한인권법 자체에 반대하는 당론을 소개하면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6자회담이 공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특사 임명은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미국은 북한과 관계개선을 통해 협력적 방식을 통해 인권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19일 성명을 내고 “이번 특사 임명이 이러한 국내외적 우려를 불식시키고 인권법에서 규정한 각종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북한인권 개선에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매우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이어 “이번 인권특사 임명을 계기로 미국은 선언적이고 당위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북한인권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마련, 대북 협상과정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인권개선 활동에 앞장서온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사무총장은 “대북 인권특사는 지금까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국제 NGO들의 성과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북한인권 관련 NGO와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강력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탈북자 단체 “해외 탈북자 보호, 최우선 노력해야”
<6.25 납북자 가족협의회> 이미일 회장은 “납북자 문제는 포괄적으로 북한 인권문제에 해당한다”면서 “미국이 참전했던 6.25 전쟁 당시 끌려갔던 남한 민간인 문제인 만큼, 미국 인권특사가 납북자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탈북자 단체들도 이번 북한인권 특사 임명을 적극 환영하면서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에 대한 지원활동이 강화돼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탈북자동지회> 이해영 사무국장은 “탈북자 입장에서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국적 없이 떠돌고, 일부는 강제 북송돼 구류장에 갇혀 있는 우리 형제들을 구원하는 데 가장 큰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미국뿐 아니라 모든 국가가 일치단결해 북한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가 독재자와 협력해 오히려 북한인권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 또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적극적인 외교활동과 대북협상을 주문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