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O, 28개국 거느린 집단안전보장 협력체 발돋움

지난 2일부터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발칸반도의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는 가입이 승인됐지만, 관심을 모았던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가입은 좌절됐다.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는 향후 마무리 협상을 거쳐 NATO 60주년을 맞는 내년 정상회의에서 공식 서명과 함께 최종 가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는 이번 회의에서 NATO 가입 전 단계인 ‘회원국 행동계획(MAP)’ 가입을 신청했으나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프랑스와 독일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은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발칸반도 3국의 동시가입 추진이 좌절되고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가입이 무산되며 외교력에 일정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NATO 회원국 정상들이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운용 계획을 전격적으로 승인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발칸반도 3국 중 하나인 마케도니아는 NATO 회원국인 그리스의 반대로 가입이 무산됐다. 마케도니아는 아직까지 그리스와 국명(國名)을 둘러싼 분쟁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NATO 가입은 26개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리스의 반대가 계속되면 마케도니아의 가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옛 소련 연방국가인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NATO 가입도 쉽지 많은 않을 전망이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신임 대통령 당선자는 NATO 회의를 앞두고 직접,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두 나라의 나토 후보국 가입을 도발로 간주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고,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프랑스와 독일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면 우크라이나를 향해 핵무기를 배치하겠다며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고, 그루지야에 대해서는 가입이 확정되면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아 등 그루지야 내 친러 자치공화국들의 분리 독립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다.

정상들의 합의가 전해지자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는 실망감을 토로하면서도, NATO 가입 의지를 결코 꺾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은 NATO 발전의 시험대”라고 강조하며 “프랑스와 독일은 결국 러시아의 경제적 협박에 굴복했고, 이는 NATO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두 나라를 비난했다. 그루지야의 미하일 사카쉬빌리 대통령 역시 “그루지야의 NATO 가입이 무산된 것은 그루자야 개혁의 불행한 신호이지만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NATO를 고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NATO는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가입 문제를 12월에 다시 다루기로 했지만, 러시아의 강경 분위기에 몸을 사리고 있는 유럽 회원국들의 벽을 뛰어넘어야 할 새로운 과제를 갖게 되었다.

한편, 이번 NAT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 시스템 운용 계획에 전격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MD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NATO 각국 정상들은 날로 증가하고 있는 탄도 미사일의 확산이 회원국들의 영토를 위협하고 있음에 공감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통한 보호를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폴란드와 체코에 기지를 둔 미국의 MD 시스템이 향후 주변 동유럽 지역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연계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다음 주로 예정된 미-러 정상회담에서 MD 문제가 주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은 러시아가 NATO의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양국 정상간 MD 방어체계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NATO 회원국들 역시 미국의 동유럽 MD 확산에 강력히 반대해온 러시아가 이를 수용할 것도 요구했다.

1949년 미국과 서유럽국가들 중심으로 출발한 NATO는 꾸준히 세력을 확장해 1999년에는 폴란드, 헝가리, 체코를 신규 가입국으로 받아들여 동유럽으로의 확대를 꾀했으며 2004년에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발트 3국과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동유럽 4개국을 포함함으로써 NATO 회원국은 총 26개 국으로 늘어났다.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가 가입에 정식 서명하면 미국, 캐나다를 비롯 서·북 유럽에서 동·남 유럽까지 무려 28개 국가를 거느리는 강력한 집단안전보장 협력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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