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 ‘북핵발언’ 놓고 親朴 중진들 설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행한 ‘북한 핵개발’ 발언이 7일 당내에서 마찰을 빚었다.

이날 오전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경재 의원이 정 대표가 마치 북한을 이해해주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문제를 제기하자, 홍사덕 의원이 즉각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했을 따름”이라며 반박한 것이다.

특히 두 중진은 같은 친박(親朴) 의원이어서 더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발언이 회의 내내 논란이 되자 정 대표는 말미에 결국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잘하도록 하겠다”는 다짐으로 사태를 가라앉혔다.

발단은 정 대표가 전날 토론회에서 북한 핵개발에 대해 “김일성, 김정일 정권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재래식 무기로는 군사경쟁이 되지 않아서 그렇게 한 것 아니겠느냐”고 한 언급이었다.

회의에서 이 의원은 “오늘 아침 출근중 정 대표의 관훈토론회 말씀 일부가 보도된 것을 들으면서 제 귀를 의심했다”며 “이 말씀은 전혀 의외였다고 생각된다”는 문제 제기로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북한이 자기들 나름대로 생각한 것과, 대표가 이해해주는 식으로 얘기한 것은 국민이 다른 차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면서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핵개발은 나름대로 인정할 점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한게 엄청난 문제가 됐다”고 파장을 상기시켰다.

그는 한 발에 3억-4억달러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비용을 언급, “(한국이) 북한에 거의 60억달러를 제공했는데 핵무기 개발 추진에 기여하지 않았는가라고 생각할 때 이는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에서 국민에게 혼선을 가져줄 수 있는만큼 정확한 워딩으로 오해가 없도록 국민에게 설명해줬으면 좋겠다”며 ‘해명’을 요청했다.

묵묵히 이 의원의 발언을 듣고있던 정 대표가 “이따 비공개로 하겠다”며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자 홍 의원이 나섰다.

홍 의원은 “정치인 당대표가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하는 것을 비판해서는 안된다”고 제동을 걸면서 “보수 정당에는 나름대로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북한이 비대칭 전력을 확보해 남북간 전력 불균형을 깨기로 한 것은 사실이고, 핵무기를 갖기 위해 20년전부터 노력했는데 이것도 사실”이라며 “사실을 사실대로 얘기했을 따름”이라고 정 대표의 발언을 두둔했다.

이어 “1년에 북한이 모자라는 양식, 옥수수로 120만-150만 톤을 굶어죽지 않도록 보내주는 것이 북한의 마음을 사는 길이고 진정으로 북한 동포 위하는 길”이라며 “사실은 사실대로 접근하고 얘기하자.정말로 보수정당이 어떻게 거듭나고 건전해졌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대표가 “이경재 의원 같이 우려하는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다”며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려고 했으나 홍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걸어나갔다.

회의가 비공개로 접어들자 정 대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불타는 11층 꼭대기에 서있는 사람’이라고 한 조지프 나이 미 하버드대 교수의 비유를 인용, “생존 가능성이 전혀 없는데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발버둥치는데 한국, 일본 등 주변국이 그것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저도 그런 취지로 어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앞으로 단어를 가려가면서 발언에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조해진 대변인이 전했다.

그런데도 ‘여진’은 계속됐다.

한 의원은 “아침에 신문보고 걱정했다.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발언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의원은 “당의 대북정책을 더 유연하게 해야 한다는 것인지, 말하다 보니 그런 표현이 나온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짚고 넘어갔다.

다만 관훈토론회에 참석했던 몇몇 의원은 “용어의 선택 잘못으로 오해가 된 것 같다”, “미묘한 대목도 있었지만 대표로서 그 정도 얘기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수긍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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