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실용외교 시동…유럽 시각

유럽의 언론과 전문가들은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 를 내세운 이명박 정부가 4.9 한국 총선 뒤 가시화할 각종 경제 활성화 대책과 대북정책의 추이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영국 = 영국의 여론주도층 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스는 친기업 정책, 산업은행 민영화, 물가 억제 등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을 계속 보도하고 있고, 지난달 23일에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제 공약을 다시 한번 조명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대통령의 취임은 좌파 성향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로부터의 확실한 결별을 뜻한다며 국내외 기업가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세계적인 금융불안 속에 이 대통령 정부가 한국의 경제 재도약을 이뤄낼 지 의심하는 분석가들도 상당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대표적 한국 전문가인 에이단 포스터-카터 리즈대 명예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경기침체와 고유가 등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한국과 같은 거대 산업국가가 7% 성장을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이 금산분리법 폐지를 선언했지만 한국 최대기업인 삼성이 특검 대상이 될 정도로 재벌기업의 비리가 문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 반드시 옳은 길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명했다.

대북한 정책과 관련, 대다수 한국 전문가들은 지난 10년 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이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문을 약간 열어놓았다며 새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파 성향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을 거부하고, 북한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보인다”고 전하면서 “대체로 부끄러울 정도로 침묵을 지킨 전임 대통령과 달리 과감한 입장을 취하는 이 대통령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프랑스= 프랑스 언론 매체들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이 대통령이 세금 인하와 공공서비스의 질 향상, 고용시장의 유연화에 기반한 경제 활성화 프로그램을 어떤 식으로 구체화하고 있는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경제 일간지 레제코는 최근 전세계의 자본을 유인해 2012년까지 세계 10위권 내의 투자환경 우수국가로 거듭 나려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 자유주의를 거듭 소개했다.

그러나 한국의 법무부가 외국 투자가의 한국기업 인수합병(M&A)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경영권 방어대책의 도입을 발표한 사실을 들어 ‘보수권력의 모호성’이 드러났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 현지 언론 매체들은 서해상에서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을 언급하면서 한국정부의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이런 무력과시는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전했다.

일간 르 몽드의 필립 퐁스 주일특파원은 전임자들과 달리 북한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견지하는 이 대통령이 대북지원의 대가로 비핵화와 인권분야의 진전을 요구하는 점을 긴장고조의 이유로 들었다.

르 몽드는 또 새 정부가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임기연장 결의안에 찬성하고 북핵문제의 타결이 없이는 개성공단의 확대가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점을 이 대통령의 확고한 대북정책의 사례로 소개했다.

◇독일 = “경제 맑음, 대북(對北) 관계 흐림.”

이명박 대통령 정부 출범에 대한 독일 언론의 기대와 전망은 이렇게 요약된다.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이 대통령이 경제 정책은 `불도저’처럼 밀고 나갈 것으로 독일 언론은 예상하고 있다.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은 이 대통령이 세금인하, 규제완화, 과감한 공기업 민영화를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새 정부는 시장친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각종 규제와 관료주의적 폐해들을 철폐하고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 대통령의 실용 중시 및 기업가 정신은 기업인들과 언제나 통화가 가능한 `기업인 전용 휴대전화’를 항상 소지하고 있는 데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경제 전문지 한델스블라트는 이 대통령이 방향을 제시하고 자극을 주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 복원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정책을 펴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4.9 총선에서 집권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은 한국 유권자들이 이 대통령에게 친경제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한 의미가 있다고 독일 언론은 평가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의 성장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에 뚜렷한 긍정적인 영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FAZ는 지적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 1개월이 지난 후부터 대북관계에서 가혹한 시련이 닥치고 있다고 독일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전임 정권과는 달리 북한에 대해 무조건적인 양보를 지양하고 상호주의적인 대북 접근 정책을 펼 것이라고 천명했으며, 이에 북한은 남한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시험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독일 언론의 시각이다.

FAZ는 북한이 개성공단 연락사무소의 한국인 직원을 내보냈고,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강행했으며, 이 밖에도 북한은 핵문제에서 자신들이 아직 카드를 쥐고 있다는 점을 계속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북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베를린에 있는 `코리아 연구센터’의 에릭 발바흐 북한 담당 선임연구원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발바흐 연구원은 특히 개성공단의 경우에는 더 높은 수준의 경제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발판으로서 협력 사업의 취지를 계속 살려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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