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북핵 `일괄타결’ 역설 의미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 등이 공동 주최한 오찬간담회에서 언급한 `북핵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전제로 하는 일괄타결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기존 6자회담의 기본틀인 `행동 대(對) 행동’ 원칙에서 벗어나 논의의 시작단계에서부터 북핵 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폐기한다는 최종목표를 상정함으로써 비가역적 핵포기를 원천 확보한다는 취지다.

이는 이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이른바 `대북 포괄적 패키지’와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하는 내용이나 방법론적으로 한단계 구체화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북한의 비가역적 비핵화 조치를 거듭 강조한 것은 타협과 파행, 진전과 후퇴를 반복해온 과거 북핵 협상의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한 핵심 참모는 “지금까지 북핵협상에서 북한은 `살라미 전법'(흥정대상을 여러조각으로 나눠 야금야금 실속을 챙기는 전법)을 구사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통합된 접근법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즉, 지금까지 북한이 핵협상에서 일정부분 이행할 경우 일정부분 보상을 해주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국제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까지 핵무기 및 핵물질 폐기와 관련한 근본적인 조치에 나설 경우 한번에 의미있는 반대급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핵문제를 양자 또는 다자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것과 별개로 북측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구체적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제쳐놓고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경우 또다시 원점으로 회귀할 수밖에 없으며, 더는 이 같은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게 우리 정부의 단호한 입장인 셈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의 핵심부분을 폐기할 경우 확실한 안전보장을 약속하는 동시에 지난 8.15 광복적 경축사에서 밝힌 경제ㆍ교육ㆍ재정ㆍ인프라ㆍ생활향상 등 대북 5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국제지원을 본격화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북한이 처음부터 핵폐기라는 최종목표에 대해 합의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정치.경제적 대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최근 제시한 ‘대북 포괄적 패키지(Comprehensive Package)’와 대동소이한 내용으로, 정부는 `패키지’라는 단어가 보상의 의미를 지나치게 부각시킨다는 판단하에 이를 `통합적 접근’ 혹은 `그랜드 바게닝’으로 대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 포괄적 패키지 개념을 설명했으며, 미국측은 이를 `그랜드 바게닝(Grand Bargaining)’이라고 표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5자협의 참가국들이 `패키지’라는 표현을 더이상 쓰지 않기로 했다”면서 “그랜드 바게닝은 북핵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방안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에는 CFR의 리처드 하스 회장, 로버트 루빈 이사장을 비롯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토머스 허바드 이사장, 도널드 그레그 전 이사장과 아시아소사이어티의 비샤카 데사이 회장 등이 참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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