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통령되니 어때?” 룰라 “생각 바뀌어”

“노조위원장을 하다가 대통령이 되니 어떻느냐?”(이명박 대통령)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페루를 국빈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0일(한국시각 21일) 현지에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깜짝 방문, 전날 있었던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이 전국금속노조위원장을 할 때 파업을 스물 몇 차례 했다고 하던데 나보고 ‘당신도 노조출신이라고 들었다’고 해 ‘노조위원장 출신이 아니라 CEO 출신’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노조위원장을 못했지만 노조를 만들까봐 정부의 압박을 받아 혼날 뻔한 적이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룰라 대통령에게 “노조위원장을 하다가 대통령이 되니 어떻느냐”고 물었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대답했고, 이를 받아 이 대통령은 “(나도) 노동자로 지낼 때와 학생운동할 때 느꼈던 것이 일부 사실도 있지만 내가 옹호하던 가치가 대부분 현실과도 많이 달라졌다”고 했으며, 룰라 대통령도 “현실과 많이 다르더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 환율 폭등 소식을 전하며 ‘정부가 개입하지 않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외환은 건드리면 안 된다. 가만히 있어야지”라며 “경제는 내버려둬야 한다. 충격을 주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이와 함께 이날 수행 경제사절단과 가진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었다”며 “나와 룰라 대통령이 서로 사적인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서로 중요한 나라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 극복 순서로 봐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극복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얼마나 지속될지를 생각하면 상당히 우울할 수밖에 없다. 세계 모든 나라가 똑같은 고통을 당하고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매우 진취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계 모든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평가할 때 ‘너희 나라는 위기를 거치면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면서 “그 분들이 막연한 인사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