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대북정책 2년’이 성공한 2가지 이유

이명박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각종 ‘MB정부 중간평가’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통일연구원은 ‘이명박 정부 2년 대북정책 성과 및 향후 추진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통일연구원은 ‘국민여론 조사’ 방식을 통해 이명박 정부 2년 성과를 평가했다. 조사결과는 대체로 보도되었지만, 핵심은 3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을 찬성한다 58%, 그랜드 바겐을 지지한다 84%, 북한은 적대 경계대상이다 56%가 그 3가지 의미있는 결과다. 이 결과는 결론적으로 ‘2년간의 MB정부 대북정책은 성공했다’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견(異見)도 있을 수 있다. ‘북한은 적대-경계대상이다’가 56%로 나왔고, 이는 4년새 25% 높아진 수치인데, 어째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성공이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국민들이 북한을 적대 경계대상으로 생각하게 된 배경은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금강산 관광객 사살. 서해 NLL 도발 등 잇따른 강경 군사주의 노선이 주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수치를 놓고 일부 연구자들이 자칫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비해 남북관계가 후퇴한 것 아니냐?’라는 착시현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문제를 유심히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게 보긴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남북관계가 좋아졌다 또는 나빠졌다’는 지표를 주로 ‘남북간 접촉과 교류의 빈도’에서 찾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1년에 각종 남북대화가 몇 회냐, 그리고 크고 작은 경협 건수, 대북지원 액수, 민간단체 북한 방문자 수, 남북 합동행사의 수 등등 이른바 ‘양적(量的) 지표’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따라서 남북관계가 얼마만큼 좋아졌다’는 식의 평가방식이었다.


이같은 양적지표 산출 방식은 남북관계 양호 또는 불량을 재는 필요조건일 수는 있지만, 그 자체가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남북관계가 아무리 좋아도 북한이 금강산에서 관광객을 사살하고, NLL에서 도발하고, 더욱이 핵실험을 해버리면 그동안 쌓아놓은 이른바 ‘남북관계 신뢰 구축’ 운운하던 주장은 한번에 물거품이 되었다.


남북관계가 좋아진다는 의미를 양적 지표로 설명하는 방식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굳이 남북관계가 좋아졌느냐 나빠졌느냐를 따진다면 오히려 그 기준을 남북간 접촉이 1)북한의 강경 군사주의 노선을 얼마나 약화시켰느냐 2)북한내부의 시장화 확대에 얼마나 기여했느냐 3)북한의 개방화에 얼마나 기여했느냐로 따져야할 것이다. 압축하면 남북간 접촉과 교류가 ‘북한의 국제규범화 수준’을 얼마나 높였느냐가 핵심 지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 시기 한반도 문제의 핵심 아젠다는 북한문제이지, 남한문제가 아니다. 즉, 한반도 아젠다라고 한다면 북한 핵문제, 개혁개방 문제, 북한인권문제, 한반도 평화체제 및 평화통일 문제인데, 이중 평화체제 평화통일 아젠다를 제외하면 모두 ‘북한문제들’이다. 남한문제가 아니다. 다시 말해 북한문제가 풀려야 한반도 아젠다도 풀리는 것이다. 


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북한문제를 주로 남북관계 아젠다로 치중해서 문제를 풀려고 하다보니, 남북관계가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때 그런 남북간 접촉과 교류의 양적 지표로 평가하는, 시야가 좁은 평가방식이 나왔던 것이다. 그러한 평가방식은 사실상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났고, 남북간에 대화만 하면 뭔가 문제가 풀릴 것으로 착각하는 일종의 절충주의, 봉합주의 인식에 따른 선험적 판단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남북관계에서 대북 능동성, 주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10년 동안 북한에 끌려다니며 피동에 빠져서 헤맨 것이다. 그래서 당시 북한의 통일전선부를 대표하던 임동옥(임춘길)이 서울에 올라오지도 않고, 권호웅이라는 고참 과장급도 안되는 샛파란 녀석을 ‘내각 참사’라는 가(假)직위를 달아서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 파트를 시키면서 우리 정부를 능멸한 것이다.


그러고도 남북간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야 되느니 마느니 하면서 노무현 정부는 국민들을 속였으니, 훗날 남북관계사(史)를 정리할 역사학자들이 이 시기를 검색해 보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지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 대북정책에 크고 작은 오류가 많았지만, 우리가 월등히 유리한 대북한 고지에 있었음에도 대북전략에서 주도권을 상실한 것이 가장 뼈아팠던 대목이다. 


그런 각도에서 MB정부 2년 대북정책을 평가해볼 때 무엇보다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되찾아오는 노력이 가장 성공적이었다. 다시 말해 ‘남북관계의 정상화’가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대북정책에서 원칙을 제대로 지켰다는 뜻이다. 이것은 MB 정부가 비록 남북관계의 양적 지표로는 성과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수백번의 남북간 대화보다 의미가 큰 것이다.


하지만 이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근거가 더욱 중요하다. 그것은 한미관계를 복원한 것이다. 이같은 한미동맹 복원의 물질적 힘, 대외관계의 힘을 밑바탕으로 하여. 대북전략의 주도권 회복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북한의 통미봉남 장난을 막아내는 원천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 2년의 성과를 평가하면 남북관계 주도권 회복과 한미관계 복원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앞으로 2년여 동안 계속될 것이다. 2년 후 MB정부의 대북정책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국민과 한가지 약속을 지키면 된다. 그것은 지금까지 지켜온 대북정책 원칙을 지키고, 북한문제를 남한 내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만 약속하면 된다. 다시 말해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견지해온 원칙을 지키면서 북한의 비핵 개방 인권에 진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진전이 희박할 경우 북한의 정상회담 요구는 옆집 개짖는 소리 정도로 취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성공 여부는 결국 정부 자신의 대북정책 ‘진정성’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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